"미에 군국주의 팽배해 있다"-미 방위정보센터 경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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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워싱턴 UPI=연합】미국에서 군국주의가 대두하여 대외문제를 지배하고 있고 대내활동에 점점 더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방위정보센터가 10일 전했다.
퇴역한 두 제독이 주관하는 비영리 민간단체인 방위정보센터는 「미국의 군국주의」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공개, 미국인 생활에 미치는 군의 영향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센터의 소장인 「진·라로크」제독(퇴역)은 보고서의 서문에서 『미국인들은 전쟁과 무기에 더욱 더 매혹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많은 미국인은 군사행동에 대한 지지를 이제는 애국심과 동일시하며 근년에는 군을 찬미하는 일이 늘어나는 것을 목격했는데 이같은 처사는 미국의 대내외정책을 왜곡하고 있고 안정되고 개방된 민주사회로서의 미국의 장래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증대시키고 있다고 「라로크」제독이 말했다.
부소장인 「유진·캐럴」제독(퇴역)은 미국이 사회계획을 줄여가면서 군사계획에 거액의 자금을 계속 쓰고 있다면서 오랜 세월에 걸쳐 이 같은 자원전용은 미 국군이 마땅히 수호해야할 미국이 소중하게 여기는 가치를 위협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센터는 강력한 미국의 방위력을 지지한다고 주장하지만 「레이건」행정부의 방위·핵·군비정책과 국방성의 무기요청에 종종 반대하고 있다.
대다수 미국인은 미국을 특별히 군국주의적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이 보고서는 지적하고 『우리는 지금 전쟁을 안하고 있고 총기를 휴대한 군인들이 거리를 순찰하고 있지 않고 젊은이에 대한 징병이 없으나 많은 점에서 군국주의가 미국에 팽배해 있다』고 말했다.
이 보고서는 최근 할리우드가 제작한 『람보』『로키4』『미국침공』과 같은 영화들이 미국에 대해 힘을 통해 미국의 의지를 강요해서 세계질서를 세우도록 촉구하고 있다고 논평했다.
보고서는 폭력적·군국주의적 영화들의 홍수가 추종자들을 낳고 군사용어·장비·군복의 유행을 가져오고 있다고 지적한 후 반소영화 광고들은 소련인에게는 인간성이 없고 미국인이 모든 점에서 소련인보다 우월하다는 생각을 낳게 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영화 『람보』의 부산물이 범람하여 약25개회사들이 『람보』관련 상품 유통권을 얻으려고 상담을 벌이고 있고, 군 당국은 『람보』의 포스터를 모범소 밖에 전시하여 젊은이들에게 군 입대를 종용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미국 전역에 있는 오락장에서 매주 약 5만명의 미국인이 전투놀이를 즐기고 있는데 공기총으로 상대방 팀의 대원들을 쏘아 죽이는 놀이라고 보고서는 말했다.
82년 이후 미국에서는 전쟁놀이 완구판매고가 6백% 증가하여 전쟁놀이 완구업계의 85년 매출고가 10억 달러를 넘어섰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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