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된 폭염과 함께 가뭄도 점점 심각해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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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서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8월 들어 비도 거의 내리지 않아 곳곳에서 가뭄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8월 들어 전국 평균강수량 31.4㎜
평년 한달 강수량 11.4%에 불과
보령·인천·여수·수원은 1㎜ 미만

22일 기상청에 따르면 8월 들어 22일까지 서울 등 전국 80개 지점의 평균 강수량은 31.4㎜에 머물고 있다. 아직 8월 말까지 9일이 남아있긴 하지만 평년 8월 전체 강수량 274.9 ㎜와 비교하면 11.4%에 불과하다.

지역별로 보면 인천과 경기 지역의 가뭄이 특히 심각하다. 인천의 강수량은 0.1㎜. 강화 0.7㎜, 수원 0.3㎜, 이천 2.9㎜, 파주 7.2㎜, 양평 19.5㎜ 등으로 비가 거의 내리지 않았다.

서울의 경우 8월 들어 22일까지 내린 비는 비는 15.2㎜이다. 그나마 지난 19일 서울관측소가 있는 종로구 일대에 소나기(강수량 11.5㎜)가 쏟아진 덕분이다. 서울의 8월 평년 강수량이 364.2㎜인 것과 비교하면 4.2%에 그쳤다.

충남 지역도 가뭄이 심하다. 보령은 8월 들어 강수량이 0㎜를 기록하고 있으며, 서산 0.8㎜, 천안 5.9㎜, 대전 15.5㎜ 등이다.

전남 남해안도 비다운 비가 내리지 않고 있다. 지역별 강수량은 여수가 0.2㎜. 해남 0.4㎜, 강진 0.5㎜, 목포 1.3㎜, 광양 3.5㎜ 등이다.

비교적 비가 많이 내린 부산과 인근 도시들 역시 강수량이 100㎜를 넘지 못했다. 이 지역 강수량은 부산이 81.1㎜, 김해 80.5㎜ , 창원 71.9㎜ , 양산 62.2㎜ , 울산 40.6㎜ 등이었다.

전국적으로 비가 가장 많이 내린 곳은 전남 진도로 277.4㎜의 강수량을 보였고, 제주도 서귀포가 138.2㎜를 기록했다. 반면 같은 제주도지만 제주시는 강수량이 13㎜에 그쳤다.

이 때문에 농촌지역에서는 고추·배추·콩·당근 등 밭작물에서 가뭄 피해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또 폭염과 가뭄이 겹치면서 배·포도 등 과일이 햇볕에 화상을 입는 일소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특히 연간 강수량 가운데 8월 강수량은 7월에 이어 두 번째로 많기 때문에 8월 강수량이 부족하면 내년 봄까지 가뭄에 시달릴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기상청 김용진 통보관은 "지난달까지의 강수량은 평년과 비교해 적은 편은 아니었지만 8월 들어 전국적으로 비가 적게 내렸다"며 "최근 비가 적게 내린 것은 폭염이 계속되는 것과 같은 원인"이라고 말했다.

북태평양고기압이 일본 동쪽에서 강하게 버티고 있고, 중국에 중심을 둔 고기압이 한반도까지 세력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고기압 세력이 한반도를 뒤덮는 바람에 저기압이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소나기를 제외하고는 비가 거 의 내리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김 통보관은 "현재의 고기압 배치 상태가 무너져야 저기압이 통과하면서 비를 뿌릴 수 있으나 당분간은 어렵다"고 덧붙였다.

한편 계속되고 있는 폭염은 목요일인 25일까지 이어지겠고, 26일부터 북쪽에서 찬 공기가 한반도 상공으로 들어오면서 기온이 다소 떨어질 것으로 기상청은 예보했다. 또 동풍의 영향으로 27일에는 강원 영동과 경북지역에 비가 올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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