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나간 애향심"…홈팀부진·대패에 흥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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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프로야구팬들의 관전매너가 갈수록 거칠어져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흥분한 일부 팬들은 술병과 돌을 그라운드에 마구 던지고 선수단버스의 유리창을 깨뜨리는 사례가 잦아 경기장질서 확립을 위한 대책이 시급하다.
이같은 관중들의 극렬한 행동은 각 구장마다 예외없이 일어나고 있으며 경도의 차이는 있으나 거의 경기마다 벌어지고 있다.
과거에는 심판판정에 따른 시비로 경기가 중단될때 자주 사고가 일어났으나 이제는 홈팀의 성적이 나쁘거나 대패하는 경우에도 관중난동이 일어나곤 하는 것이 새로운 양상이다. 이 때문에 양팀 선수단은 경기가 끝난 후에도 30분 이상 대기실에서 기다리다가 관중들이 퇴장한 후에야 숙소로 돌아가는 일이 많다.
올시즌들어 일어난 관중추태사고를 보면-.
▲지난달 23일 광주의 해태-삼성전에서 김일융이 7회까지 노히트노런을 기록하며 5-0으로 삼성이 앞서자 흥분한 일부 팬들이 그라운드에 빈병과 깡통을 마구 던져 해태 김무종포수가 부상을 당했으며 두차례의 중단으로 경기가 41분간이나 지연됐다.
▲지난달 19일 부산의 해태-롯데전에서도 술취한 관중이 해태선수단버스에 돌을 던져 선수들과 관중사이에 시비가 벌어졌다.
롯데선수들은 오는 8, 9일 광주경기를 앞두고 해태팬들의 보복설로 전전긍긍하고 있다.
▲지난달 29, 30일 부산의 삼성-롯데전에서도 관중이 던진 병에 삼성우익수 장효조가 머리에 가벼운 상처를 입었고 롯데가 1점차로 패하자 일제히 그라운드에 병과 깡통이 날아들었다.
야구장에는 일체의 술병이나 위험물질을 갖고 들어갈 수 없으나 일부관중들은 술병을 숨겨 갖고 들어와 잦은 추태를 벌인다.
한편 일부관계자들은 소주병을 숨겨 갖고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알콜도수가 낮은 캔맥주의 제한판매를 검토할만하다고 말하고 있다.
▲야구규칙(3·18)=홈팀이 질서유지에 충분한 경찰의 보호를 준비해야하며 경기중에 사람이 들어와 경기를 방해하였을 경우 원정팀은 사람이 나갈때까지 경기를 거부할 수 있다. 또 원정팀이 경기를 거부한 때로부터 15분이 넘고 이후 적당한 시간이 지나면 주심은 몰수게임을 선언해 원정팀에 9-0의 승리를 선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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