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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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정치역량 꽃피울 싯점"
○…노태우 민정당대표위원은 2일 당사에서 열린 의원간담회에서 밝고 여유 있는 표정으로 인사말을 하면서 『이제 우리는 국민이 원하는 대로 정치역량을 활짝 펴서 꽃피울 시점에 왔다』고 역설.
노대표는 4·30청와대회동을 설명하면서 『전두환 대통령은 그 자리에서 「본인나이가 55세이고 이제 겨우 대통령의 중책이 무엇인가를 깨닫게 됐고 지금부터 대통령직을 수행할 수 있으면 훨씬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은데도 불구하고 그만두겠다는 본인의 단임의지는 높이 평가받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거듭거듭 강조한대 매우 깊은 감명을 받았다』 고 설명.
노 대표는『4·30청와대회동에서 나타난 전대통령의 입장은 연초의 국정연설, 나의 기자회견, 2·24 3당대표 청와대회동, 이어서 열린 우리당의 중앙위 결의 등으로 엮어 내려오는 일관된 맥락에는 변함이 없으나 타협의 장을 제공했다는데 깊은 감명을 받았다』 고 평가. 한편 노대표등 당직자와 권익현·채문식 상임고문 등은 1일 밤 고위층의 부름을 받고 저녁을 하면서 당이 노대표를 중심으로 일치 단결해 정국주도의 책임을 갖고 정국을 풀어가라는 격려를 받았다는 후문.
진실 된 얘기 위해 시간 필요
○…신민당의 이민우 총재는 2일 상오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대통령과의 단독회담은 내가 미국을 다녀온 뒤쯤에나 성사되지 않겠느냐』 면서 『서로가 진실된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도 충분히 생각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필요하다 』고 피력.
이총재는 청와대회동을 상기시키면서 『대통령이 말한 「국회에서 합의」는 대통령의 결심에 의해서만 이루어질 수 있다고 말하자 대통령은 「서로 믿고 얘기해야 한다」고 했는데 그 부분은 의미가 있지 않느냐』 고 설명.
이총재는 『이번 기회로 민정당에 재량권이 많이 돌아갔고, 민정당도 스스로 정국을 주도하겠다느니 말하고 있는데 아직 뭐가 뭔지 모르겠지만 긍정적인 분위기 같다』 고 분석.
이총재는 신민당이 대통령 중심제만을 고집한다면 대화가 되겠느냐는 질문에 『현재의 간선제를 국민이 납득하겠느냐』 고 반문하고 『상호간에 진실성과 난국타개의 성의 확인 등 모든 선행조건이 다 갖춰진다면 국회에서 저쪽의 대표와 이쪽의 대표끼리 충분히 얘기할 수도 있는 것』 이라고 피력.
이총재는 『오는 5일 해공 30주기 추도식을 끝낸 후 이재형 의장을 비롯, 3당대표가 만나자는 제의를 받아 7일 점심을 같이하자고 했다』 고 전언.
동교동서 까다로운 조건
○…자신의 내각책임제 소신에도 불구, 뒤늦게나마 신민당의 전주결성대회에 적극 참여하겠다고 나선 이철승 의원에 대해 동교동계가 까다로운 조건을 붙여 불화가 발생.
역적 연고 없이 전북지부장을 맡은 동교동계의 유제연 사무총장과 전북의 최낙도·김득수 의원 등은 전주에서 7선한 이의원의 협조 없이 전주대회가 어렵다는 점을 절감하고 지난달30일 하오 이의원을 찾아가 『지부장을 맡아달라』고 부탁.
이에 지역구행사를 외면할 수도 없고 특히 최근 전주지역 종교계와 재야로부터 압력 (?) 을 받아온 이의원은 『사비 1천만원을 내 전주대회를 책임지고 치르겠다』 고 수락.
이에 대해 이민우 총재까지 유총장의 이 같은 보고에 『이의원 본인이 좋다면 그렇게 하라』 고 했으나 김대중씨가 『이의원이 내각책임제 소신을 철회하고 직선제지지성명을 발표하지 않으면 안 된다』 고 지부장 임명에 반대.
이에 이의원은 『그럴 수 있느냐』고 어이없어 했고 이의원계 사무처간부가 동교동계 K의원의 멱살을 잡는 불상사로 확대.
연탄 값 인상조정 안돼 곤혹
○…민정당은 정부가 확정해 1일부터 실시키로 한 석탄 및 연탄 값 인상방침에 일단 브레이크는 걸어놓았지만 그 이상의 조정이 안되고 있어 곤혹스런 표정들.
민정당은 1일 상오 당사에서 김만제 부총리·최창낙 동자부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이 문제를 논의했으나 탄가인상의 불가피성은 인정하면서도 「석유 값은 내리는데 석탄 값을 인상하는 것은 서민보호차원에서 곤란하다」 는 측면 때문에 결국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회의가 끝난 후 심명보 대변인은『광원들의 처우개선이나 탄광기업인들에게 증산의욕을 북돋기 위해서는 석탄값 인상이 불가피하나 서민들이 주로 사용하는 연탄의 가격을 올린다는 것은 당으로서 이럴 수도 없고 저럴 수도 없는 곤혹스런 지경』이라고 토로.
"양키의 용병 운운을 반대"
○…신민당과 민추협은 23개 재야단체연합조직인 민통련이 1일 신민당과·민추를 비난하는 성명을 내고 재야와의 연락기구인 민국련을 탈퇴하자 곤혹스런 표정.
이민우총재는 『지난달29일 김대중씨가 극렬 학생들의 과격주장을 지지하지 않겠다고 발표한 것은 민통련대표도 있는 자리에서 이루어진 것』 이라며 『공산독재를 원하지 않는다면 일시적 오해는 풀고 함께 개헌대열에 참여해야 할 것』 이라고 강조.
김대중씨는 『내가 걱정한 것은 반전·반핵 이란 단순한 용어가 아니라 「양키의 용병」 운운하는데 반대한 것』 이라며 『학생들의 주장을 반대한 것과 그들의 애국심을 존중하지 않은 것과는 다르다』 고 해명.
한편 김대중씨는 1일 낮 「램버슨」 미부대사· 「던롭」 참사관등과 2시간동안 오찬을 하며 시국을 논의했는데 김영삼씨때와는 달리「워커」 대사는 불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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