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은 엄마를 이렇게 소개했다.
태권도 첫 금, 7년 전 약속 지켜
“우리 엄마는 사장님이에요. 김밥집 사장님.”
김소희(22·한국가스공사)가 18일 태권도 여자 49㎏급 결승에서 티야나 보그다노비치(18·세르비아)를 7-6으로 누르고 금메달을 따냈다.
김소희는 우승을 확정 지은 뒤 취재진에게 이렇게 엄마를 소개했다. 충북 제천에서 큰 갈빗집을 운영했던 김소희의 부모는 15년 전 대형 화재로 식당이 전소되는 큰 피해를 봤다. 빚만 잔뜩 남은 부부에게 딸은 유일한 빛이었다.
그의 부모는 사고 이후 분식집을 차려 재기를 꿈꿨다. 늦은 밤까지 일하며 딸을 키웠다. 딸 김소희는 2009년 식당 벽에 ‘국가대표가 돼 부모님 해외여행을 보내 드리겠다’고 썼다. 이 말은 7년이 지난 뒤 마법처럼 이뤄졌다. 김소희는 “금메달을 목에 걸어드리겠다는 부모님과의 약속을 지키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리우=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