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스컵 MVP 박지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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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그라운드는 역시 박지성에겐 '복음의 땅'이었다. '2003 피스컵 코리아' 국제축구대회에서 골든볼(대회 MVP)을 차지한 박지성에게 한국 무대는 또다시 멋진 '디딤돌'이 됐기 때문이다.

2002 한.일 월드컵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인 박지성은 스승인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아인트호벤으로 이적했다. 하지만 박지성은 2002~2003 시즌 무릎 부상에 시달리며 8경기밖에 출전하지 못했다. 공격 포인트(골.도움)는 전혀 없었고 팀내에서 주전 자리를 확보하지도 못했다.

그러나 2003~2004 시즌을 한달 남짓 남겨놓은 시점에 피스컵에 출전한 박지성은 처진 스트라이커로 또다시 완벽한 변신을 하며 히딩크 감독의 신뢰를 회복했다. 히딩크 감독은 박지성에게 공격의 중추 역할을 맡길 것으로 보인다.

박지성은 '한국의 라울'이라고 불려도 좋을 정도로 뛰어난 기량을 보여줬다. 최전방과 미드필드, 거기다 최후방까지 넘나드는 넓은 활동반경에다 악착같이 수비에도 가담했다.

영리한 위치 선정으로 볼을 소유하고, 유연한 드리블과 예리한 패스로 찬스를 만들어냈다. 특히 자신에게 온 득점 기회를 놓치지 않고 두골을 낚아채는 골 결정력은 단연 발군이었다.

박지성은 결승전이 끝난 뒤 "이번 대회를 통해 자신감을 되찾고 국내 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게 돼 정말 기뻤다. 2003~2004시즌 네덜란드 리그와 챔피언스리그에서 더 멋진 경기를 보여주겠다"며 수줍게 웃었다.

강인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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