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문사·국사편 찬위|"현대사재기술″작업착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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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정부와 민정당의 한국현대사 재기술방침에 따라 한국정신문화연구원과 국사편찬위원회는 8·15이후 현대사 재기술및 자료수집작업에 착수했다.
20일 문교부에 따르면 한국정신문화연구원 (원장 문홍주)은 기초연구부 (부장구범모)의 주관아래 「현대사연구」사업을 확정, 올 11월까지 해방이후의 「정치사」 「경제사」 「사회사」등 3권을 발간키로 했다는 것이다.
또 국사편찬위원회(위원장박영석)는 올해 「자료 대한민국사」 편찬작업의 일환으로 정부 수립후 6·25까지의 현대사를 자료중심으로 편찬간행하며 아울러 해방이후 1950년까지의 북한관계 자료를 수집·정리하는등 지금까지의 계속사업에 더욱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는 것.
손제석문교부장관은 이와 관련, 지난4일 국회문공위에서 「현대사 재구성」 문제를 묻는 이철의원 (신민)의 질의에 대해『광복후 우리학계는 왜곡된 식민사관을 바로잡기 위해 노력해 왔으나 아직 미흡하다』고 지적, 주체적이고 긍정적인 측면에서 현대사를 재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었다. 이에 앞서 지난해 정부와 민정당은 최근 격화되고있는 학원사태발생이 8·15이후의 현대사를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에도 그 원인이 있다고 보고 현대사를 전면 재기술 할 방침을 세워 논란을 불러일으킨바 있다.
한국정신문화연구원은 이에 따라 지난2월 「현대사연구」 사업계획을 세워 분야별 집필책임자등 15명의 연구자를 선정했다. 분야별 집필자로는 정치사에 양동안교수(정문연), 경제사에 유광호교수(정문연), 사회사에 황성모교수(정문연)가 책임을 맡고 있다. 집필관계자들은 분야별로 워크숍을 갖고 오는9월까지 통사형식으로 1천∼l천2백장씩의 원고를 집필, 간행한다.
정문연의 구범모기초 연구부장은 『역사학자들이 집필을 맡아야 하나 그들은 아직 시간이 이르다고 엄두를 내지 못하기 때문에 사회과학자들을 주로 동원했다』고 말했다. 구부장은 현대사 기술방향에 대해 『해방이후의 정치·경제·사회·문화등 각 분야에 걸쳐 부정적인 평가가 많았고 특히 북한과의 관계에서 부정적인 시각이 지배함으로써 본의 아니게 북한을 정통시하는 경향까지 있었다』면서 『우리의 현대사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시각을 제시함으로써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확인하는데 주안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정문연에서 발간되는 분야별 현대사 3권은 대학 및 연구·교육기관등에 배포, 교육용도서로 이용하며 특히 대학생들의「민중사관」을 교정하기 위한 권장도서로 사용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에 대해 우려하는 학자들은 국사연구와 국사교육이「국정화」로 경직될 위험이 있다면서 궁극적으로 이 문제는 전문가인 사학자들에게 맡기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보이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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