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하원 한국관계 청문회 요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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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워싱턴=장두성 특파원】다음은 16일 개최된 미 하원 아시아-태평양소위원회와 인권 및 국제기구소위원회 청문회에서의 발언내용을 요약한 것이다.
▲「개스턴·시거」(미국무성 아시아-태평양 담당차관보)=한국에는 보다 나은 민주주의에 대한 욕구가 하나의 합의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이 욕구는 한국에서 가장 어려운 문제로 남아 있다. 한국의 정치권력은 집권당에 집중돼 왔으며 타협과 대화가 한국에는 없었다. 강대국에 둘러싸여 한국의 당파들은 국내 투쟁에서 이기려고 외세를 찾는데 에 숙달돼 왔다. 이러한 전통적인 태도가 한국정치의 문제로 남아 있다.
때때로 후퇴가 있었지만 한국은 수년전보다 자유가 신장되었다고 믿는다.
미국은 한국정부와 야당 모두에 절제와 타협과 대화를 계속적으로 촉구해야 한다고 믿는다. 이와 아울러 우리는 인권침해와 정치적 참여의 제한을 비난하지 않으면 안 된다.
우리들의 노력은 민주주의를 위한 기본적인 원칙과 행동을 위해서 있어야지 어느 특정 개인이나 특정정당을 지지하는 것이어서는 안 된다고 믿는다. 그것은 한국인 자신들에게 맡겨진 일이다.
우리는 한국의 내정에 간섭할 권리가 없다. 우리는 많은 한국인들이 역사적인 이유 때문에 미국의 영향력을 과대 평가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스티븐·솔라즈」의원(민·하원 아시아-태평양 소위위원장)=최근 서울방문에서 걱정되는 것은 한국의 정부와 야당이 서로 정면충돌 코스로 마주 달리는 2대의 기차와 같다는 것이다. 정부와 야당은 만약 국민들에게 차기대통령을 자유스럽게 선출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표현의 자유·언론의 자유 등 민주주의의 기초들이 자연히 따라올 것으로 믿고 있다.
한국의 안보에 우리의 중대한 이해가 걸려 있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또 한국의 정치안정에 미국의 이해가 걸려 있다는 것도 의심할 여지가 없다. 이러한 여건 속에서 한국이 다원적인 사회로 발전한다면 한국의 안정은 더 크게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객관적으로 한 국민들은 명백히 민주주의를 할 준비가 되어 있다. 지난번 국회의원 선거를 보면 보다 넉넉하고 교육을 받은 국민들은 민주주의를 열망하고 있음이 명백하다.
대부분의 한국국민들은 전대통령이 약속을 지킬 것으로 믿고 있다고 느꼈다.
이 중요한 시점에서 한국의 장래평화와 번영은 다같이 신뢰하고 모든 국민의 희망을 반영할 수 있도록 헌법과 선거이슈에 대해 「창조적 타협」(creative compromise) 을 하는데 있다.
▲「거스·야트론」의원(민·하원 인권문제 및 국제조직소위 위원장)=한국은 그 동안의 민주화 과정에서 어느 정도 발전을 해 왔다. 최근 한국에선 반정부 데모가 허용됐고, 수백 명 정치범들의 인권이 회복됐다. 정치적 암살 같은 행위가 없었으며 자유로운 국회의원 선거를 허용했다.
미국은 다른 곳에서처럼 한국에서 딜레마에 빠져 있다. 우방들에 어떻게 빨리 인권과 사회정의를 증대시키게 하면서 미국의 안보를 지켜야 하느냐는 딜레마다.
▲「에드워드·베이커」(해군소장·국방성 국제안보 국 소속)=한국의 앞날은 특히 경제 쪽에서 밝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86아시안게임, 88서울올림픽과 대통령선거로 위험한 시기를 맞고 있다.
북한은 앞으로 80년대 말까지 한국에 대한 군사적 우위를 유지할 것이다. 북한의 지상군 및 해군의 현대화 계획은 규모가 방대해 한국은 그것을 따라가는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한국이 수적 열세를 극복하는 것은 질을 높이는데 있다.
▲「에드워드·베이커」(하버드엔칭 연구소 부 소장·전 한국주재평화봉사단원)=민주주의는 여러 형태를 취하지만 국민들이 그들의 정부에 의미 있는 목소리를 갖지 못하면 민주체제라고 부를 수 없다.
한국엔 84년부터 85년 전반까지 약간의 자유화가 이뤄졌으나 그것은 불행히도 마음으로부터의 변화라기보다 전략상의 변화였다. 자유화가 반항적인 학원을 진정시키는데 실패하자 그 정책을 포기했다.
한국의 현정권은 학생-언론-야당으로부터의 권위도전을 폭력으로 방어하기 때문에「불안정한 안정」을 누리고 있는 것이다.
▲이정식(펜실베이니아 대 교수)=한국의 정당은 권력 지향적인 사람들의 집합체다. 개인과 집단내의 라이벌간의 싸움이 치열하다. 라이벌과 반대자에 대한 관용은 거의 없으며 소수의 의견은 묵살된다.
한국의 정치는 제로섬게임이어서 승자는 모든 것을 차지하고 패자는 아무 것도 갖지 못한다. 정부가 경제분야에서 큰 역할을 하는 한 이런 현상은 심각한 문제를 낳는다.
▲「리처드·앨런」(「레이건」대통령의 전 안보담당보좌관)=서구기준으로 볼 때 한국은 완전한 민주주의국가는 아니다. 그러나 국민들은 기본적인 자유를 누리고 있다.
제5공화국 출범이후 민주적인 활동이 점차 증대되어 온 것을 실증할 수 있다.
김대중씨의 정치적 권리는 아직 완전히 풀리지 않고 있다. 서방언론은 그를 야당진영의 리더라고 말하고 있지만 그는 야당연합진영의 한 구성요소에 불과하다. 나는 김대중씨가 그렇게 인기가 있다고 믿지 않는다.
개헌서명 운동은 매우 중요하나 야당 측이 1천만명의 지지서명을 받을 것으로는 생각되지 않는다. 미 의회가 지금 한국의 민주화에 관해 어떤 결의를 한다면 이는 한국에 대한 내정간섭으로 비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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