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성예금 부쩍 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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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저축성예금 중에 자유저축예금·저축예금처럼 아무 때나 찾을 수 있는 준 요구 불 예금비중이 갈수록 늘고 있다.
이 같은 예금은 사실 새로운 투자처만 생기면 언제든지 빠져나갈 수 있는 돈이라는 점이 문제다.
올 들어 3월말까지 저축성예금은 총 9천7백96억 원이 늘어났는데 증가 액 중 ▲자유저축예금이 7천3백98억 원 ▲저축예금이 4백12억 원을 차지, 둘을 합하면 전체 증가 액의 79·7%에 이른다. 저축성예금 중 가장 큰 몫을 차지하는 정기예금의 경우 작년 한해 동안 1천8백5억 원이 준데 이어 올 1∼3월에도 2백6억 원이 줄었다.
이에 따라 3월말현재 ▲자유저축 예금잔고는 4조3천30억 원 ▲저축예금잔고는 2조9천4백77억 원에 달해 저축성격과는 거리가 있는 이들 예금이 저축성예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4·2%에 이르고 있다.
이는 1년 전의 26·5%나 작년 말의 32%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것이다.
결국 은행의 저축성예금이 꾸준히 늘고 있기는 해도 「저축심리」에 의한 것이라기보다는 일종의「대기심리」에서 비롯된 현상이라고도 볼 수 있다.
이 같은 자금들은 부동산투기나 활 황 증시 같은 새로운 목표가 생길 경우에는 상당부분이 부동자금 화 할 소지가 매우 크기 때문에 현재의 저축성예금 증가세를 숫자만 놓고 바람직하다고 말하기는 매우 어려운 상태다.
부동산투기의 근원적인 봉쇄 등을 통해 이 같은 예금을 정기 예·적금 등 실질적으로 금융기관에 오래 머물도록 하는 것이 긴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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