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섭 주 리비아대사와 2차 통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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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리비아주재 김영섭 대사는 16일 본사와의 2차 통화에서『지금 트리폴리 시는 한마디로 전시분위기로 시민들은 15일 낮 시외로 피난을 떠나 트리폴리 시는 거의 철시한 상태』라고 현지상황을 전했다.
다음은 김 대사와의 통화내용이다.
-현재의 상황은.
▲트리폴리시의 분위기는 무척 삼엄하다. 「미국이 트리폴리 시를 또다시 공습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도는 가운데 15일 낮 상당한 시민들이 트리폴리 시를 벗어나 시외로 피난해 거리는 한산하며 교통량도 평소의 5분의1밖에 안됐다.
중무장한 민병들이 거리를 순시, 전시분위기를 느끼게 하고 있다. 밤에는 대체로 조용해 평시의 안정을 되찾는 듯 했으나 초저녁에 15분간 일제히 대공포가 작렬했다.
왜 그랬는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고 있다.
-외신보도에 의하면 2개의 한국회사를 포함한 5개의 외국인회사 근로자들이 리비아군사 기지 내로 이동하도록 명령받았다고 하는데.
▲한국업체는 현재까지 그런 요청을 받은바 없다. 미군기의 공습이 있기 2일전인 13일 삼성과 대우대표를 초청, 조그만 군 막사를 수리해 달라는 요청을 한 적이 있었는데 이것이 와전된 것 같다.
-근로자를 비롯한 한국인들의 신변안전을 위해 긴급대피 계획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아직까지 한국인근로자나 업체에 대한 피해는 전혀 없어 대피할 필요성은 없다. 그러나 사태의 악화에 대비, 이미 세워 놓은 대피계획은 일부 시험하고 있다.
14, 15일이 고비라고 생각하고 시드라만 주변 군기지 근처의 공사장에서 일부 근로자들 (2백 여명)을 이미 철수시킨바 있다. 이는 미군기의 공습이 있기 전의 사전 조치였다. 한국인들의 신변보호를 위해 만반의 준비태세를 갖춰 놓고 있다. 하루 이틀 사태를 더 관망한 뒤 사태에 따라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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