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 세계 민주화는 미 전략 이익에 부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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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워싱턴=장두성 특파원】제3세계의 민주주의를 창달하려는 미국의 이상주의와 미국의 전략적 이익을 지키려는 현실주의가 과거 어느 때보다 구체적 형태로 합치되고 있다고「슐츠」미 국무장관이 14일 말했다.
「슐츠」장관은 이날 캔자스 주립대학에서 행한 주요 외교연설에서 지난 3월14일「레이건」대통령이 의회에 보낸 외교 성명에 부연하면서 이와 같이 말했다.
그는 민주화로의 길은 복잡하지만 다음과 같은 공통된 요소들이 수반된다고 지적했다.
①경제적 쇠퇴·전쟁·부패·장기 집권자의 사망 등으로 현 지배체제가 합법성을 잃는 상황 ②국민과 엘리트 계층의 민주주의를 갈망하는 상황, 그런 상황이 충족되어야 정권 승계에 필요한 지도층이 형성될 수 있다 ③민주주의에로의 전환 과정에 서방측의 정치·경제적 지원이 있어야 한다 ④과거의 상처를 치유하겠다는 화해와 용서의 분위기가 있어야 민주주의의 필수요건인 관용과 타협이 가능하다 ⑤군부 또는 교회와 같은 중립적인 권력 중심부가 있어야 된다 ⑥극단적인 좌·우의 과격화를 극복할 수 있는「민주세력의 중심부」가 힘을 발휘할 수 있어야 된다.
「슐츠」장관의 이와 같은「민주주의 성장의 요건」은 미국이 앞으로 제3세계에서 민주주의 향상을 적극적인 외교정책의 수단으로 삼을 경우 미국이 개입할 법한 길목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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