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美 흑인 중 최고 '파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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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이 제시 잭슨 목사를 제치고 '미국 내 최고의 흑인 지도자'위치에 올랐다.

미국 여론조사기관인 갤럽사는 최근 미국 내 성인남녀 1천4백명을 대상으로 "누가 가장 중요한 흑인 지도자 인가"라고 물은 결과, 23%가 콜린 파월을 꼽았다고 발표했다.

2위는 흑인 인권운동가인 제시 잭슨 목사(18%)였고, 다음은 민주당 2004년 대선후보인 알 샤프턴 목사(3%),백악관 안보보좌관인 콘돌리자 라이스(2%), 방송사회자인 오프라 윈프리(1%)의 순이었다.

흑인들 사이에서도 파월 장관에 대한 지지도(18%)는 잭슨 목사(17%)보다 높았다.

잭슨 목사는 1993년 똑같은 내용의 조사에서 36%(흑인 39%)를 차지한 이후 계속 1위를 유지해 왔으나 10년 만에 그 자리를 파월 장관에게 물려주게 됐다.

1991년 걸프전 당시 합참의장을 맡아 전쟁 영웅으로 떠올랐던 파월 장관은 95년 조사에서 23.1%로 잭슨 목사(23.2%)와 근접한 2위로 떠올랐으나, 당시 흑인들의 지지율은 9%에 불과했다.

오히려 인종차별에 항의해 1백만명 행진을 주도했던 루이스 파라칸이 당시 조사에서 12%로 2위를 차지했었다.

이는 파월 장관이 혼혈 흑인인 데다 친(親)보수.공화당 성향을 보여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일부 흑인단체들은 그에게 '백인주인인 부시의 말만 듣는 흑인 하인'이라는 의미로 '엉클 톰'이라는 별명을 붙이기도 했다.

실제로 최근 짐바브웨의 로버트 무가베 대통령은 최근 파월 장관이 짐바브웨의 인권 탄압과 독재를 비난하자 즉각 "엉클 톰은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없다"고 발언해 최근 미국과 외교적 미찰이 빚고 있는 상태다.

워싱턴=이효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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