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삼복 더위, 금메달 차지는 '말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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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은 1년 중 가장 덥다는 삼복의 마지막인 말복(末伏). 이번 말복은 초복·중복에 비해 훨씬 더울 것으로 예상된다. 더위가 심한 것으로 따지면 올해는 말복이 금·은·동 중 단연 '금메달' 감이다.

올 말복은 중복보다 20일 뒤인 '월복'
8월 중순에야 찾아온 말복이지만
계속된 폭염 탓에 초·중복보다 더워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초복이었던 지난달 17일 서울의 낮 최고기온은 23.1도였고, 중복이었던 지난달 27일은 최고기온이 28.9도였다. 하지만 말복인 16일 서울의 낮 최고기온이 34도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차이는 초복에 2.5㎜, 중복에 0.5㎜의 비가 내린 것도 원인이지만 최근 계속 이어지고 있는 폭염 탓도 크다. 특히 올해 말복은 예년보다 늦게 오는 '월복(越伏)'이기 때문에 길어진 폭염을 빼놓고 설명할 수가 없다.

초복·중복·말복 이렇게 삼복은 24절기와는 다르다. 24절기는 태양의 움직임에 바탕을 두고 대략 15일 간격으로 나타내는데, 하지·입추·대한·소한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반면 초복은 하지 다음에 오는 세번째 경일(庚日)이 기준이 된다. 조상들이 매일매일 날짜에다 60간지, 즉 10개의 천간(天干, 갑·을·병·정…)과 12개의 지지(地支, 자·축·인·묘…)를 조합해서 붙었는데, 이를 일진이라 한다. 일진 중에 7번째 천간인 '경'이 들어간 날을 경일이라 한다.

중복은 하지 다음의 네번째 경일이 기준이다. 그래서 초복과 중복은 꼭 열흘 간격이다.

문제는 말복. 말복은 입추 다음에 처음 오는 경일이 기준이다. 그러다 보니 중복과 말복이 열흘 정도 간격을 두고 올 수도 있고, 올해처럼 20일 정도 간격을 두고 나타날 수도 있다. 24절기는 15일 단위이지만, '경일'은 10일 주기라서 이렇게 어긋날 수도 있는 셈이다.

어쨌든 올해는 말복이 8월 중순으로 늦춰졌지만, 초복이나 중복보다 더위 위세는 훨씬 강할 전망이다.

한편 기상청은 "말복인 16일 제주도는 새벽에, 영남은 새벽부터 아침 사이에, 일부 남부내륙은 오후 한 때 소나기가 내리겠고, 동해안에는 동풍의 영향으로 낮부터 늦은 오후 사이에 비가 내리겠다"고 예보했다.

이번 폭염은 19~20일 쯤 서서히 물러가겠지만 여름 더위는 한동안 더 이어질 전망이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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