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 꽉 찬 시외 버스 저질 비디오 낯뜨거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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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문재두 (전남 완도군군외면영풍리)
요즘 비디오를 설치한 버스들이 눈에 자주 띈다. 고속버스는 물론 직행버스, 심지어는 농촌지역을 왕래하는 완행버스에도 비디오가 설치돼 있다.
매일 완행버스를 이용하는 승객의 한사람으로서 버스 내 비디오 방영은 많은 문제점을 안고있음을 지적하고싶다.
아침 학생들의 등교시간인 7시∼7시30분사이의 완행버스는 초만원이다.
그런 와중에서 학생들이 차 앞쪽에 설치돼있는 비디오를 보려고 앞으로만 몰려 안내원은 『뒤로 들어가라』고 소리치며 학생들을 밀어대곤 한다.
여기에다 다른 버스와 달리기 경쟁이라도 하는 날이면 가슴이 섬뜩하기조차 하다.
틀어주는 비디오의 내용도 중국 무술영화, 십여년 전의 애정영화, 외국 전쟁영화 등이어서 어린 학생들이 보고 배울 것은 하나도 없다. 가끔 선정적인 장면이 나와 어른들도 낯뜨거워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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