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대사유품 국보급 거의 도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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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전남 해남 대여사에 보존된 임진왜란의 승군장 서산대사의 부도를 비롯한 국보급 문화재들이 최근 잇달아 도난 당해 경찰이 수사에 나셨다.
경찰은 지난달 12일밤 대흥사의 휴정 서산대사 사리탕(전남지방문화재 57호)이 통째로 도난당한 사실을 밝혀내고 도굴범들이 버리고 간 일부를 회수했다.
경찰은 또 이 절에서 서산대사의 유품인 백금십자가와 진영, 다성 초의선사 진영, 명부전탱화, 사명대사 진영등의 중요 문화재들이 최근 몇년동안 잇달아 도난당한 사실을 중시, 문화재 도굴조직을 추적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대흥사는 서산대사 사리당 도난을 까맣게 모르고 있다가 도굴범들이 사리함등의 탑속 복장물과 부도의 정교한 조각부분만을 챙기고 나머지를 도중에 버린후 『우리가 필요없는 부분은 모처에 두고갔으니 가져가라』는 전화연락을 해와 일부를 찾았다는 것이다.
도난당한 백금십자가는 서산대사가 임란후 일본에 와있던 한 이탈리아 신부로부터 얻은것으로 전해진 한국전래 최초의 천주교 십자가이며 『동다송』을 저술, 한국의 다도를 정립한 초의선사 진영은 소치허련화백의 작품으로 전해지는 일품이다. 초의선사 진영은 전대흥사 주지였던 박모씨(작고) 때 도난당했는데 그후 시중에 유출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정조대왕이 친필 현판을 사액, 서산대사의 공을 기려 모시게 한 사당인 대여사 표충사안에 보존돼온 서산대사와 그의 제자 사명·뇌묵대사의 진영도 진품은 도난을 당한채 조잡한 가짜 진영을 현재 모셔놓고 있다.
대흥사 명부전 탱화는 불후의 걸작으로 평가돼온 조선조 불화의 하나다.
이들 문화재는 아직까지 국보·보물로 지정은 안됐지만 멀지않아 지정돼야할 중요문화재이며 불교 성보문화재들이다.
대여사는 서산대사가 입적하기전 제자들을 불러 자신의 모든 유품을 남한의 남단 대여사에 남긴 것을 유촉, 그의 많은 유품들이 보관돼왔다.
문공부는 서산대사의 호국정신을 기리기워해 79년 표충사를 성역화하고 유물전시관까지 국고예산을 들여 건립하기도 했다.

<대여사>
전남 해남군의 서기426년 (신라 눌지왕10년)에 창건된 절로 불교 조계종24개 본산중의 하나. 처음에 대둔사라 했다. 임진왜란때 서산대사가 승법을 지휘한작전기로 그의 유물을 보관하고 있다.

<서산대사>
(1520∼1604)
승명 휴정. 1549년 승과에 급제한 조선불교의 고승으로 선종에 교종을 통합, 조계종으로 발전시켰다. 임진왜란때 승군장·팔도십륙종 도총섭. 사후 해남 밀양의 표충사에 제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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