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상대 공연물이 늘어난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최근 가정주부들을 새로운 관객층으로 개발하기 위한 다양한 공연예술이 몇몇 공연단체들에 의해 시도되고 있어 관심을 모은다. 프로그램 자체를 주부들의 주된 관심사인 가정과 여성문제, 또는 예술에의 이해를 돕도록 기초교양을 곁들여 짜는가 하면, 공연시간도 밤 외출이 어려운 점을 감안하여 이른 오후로 배정하고 있다.
『흔히들 오키스트러의 규모를 얘기할때 2관편성이다, 3관편성이다라고 합니다. 그것은 오키스트러의 목관악기의 수, 즉 플루트나 바순·오보에 같은 악기의 연주자가 몇명이냐를 말합니다. 다시 말해 목관악기가 악기별로 두사람 씩이면 2관편성이지요…』
지난 28일 하오2시 힐튼호텔컨벤션 홀에서 열린 코리언 심퍼니 주최의 제1회 금오음악회광경. 클래식 음악에 익숙하지 않은 주부들을 주된 청중으로 기획된 음악회인데, 상임지휘자홍연택씨가 연주에 앞서 교향악단 편성을 설명하고 있다.
이날 청중은 8백여명. 그중 80%이상이 30∼50대의 주부층인데 친구끼리, 이웃 주부들끼리, 시누이와 올케등 친척끼리 3∼4명씩부터 많게는 10여명이 함께 온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친척 12명이 함께 음악회에 왔다는 주부 김미혜씨 (42·서울 성북구 정릉동)는『평소에는 아이들 저녁식사와 남편의 귀가 시간 때문에 밤에 집을 비울 수가 없어 음악회에 다닐 수가 없었다』고 말하며『낮 공연 덕분에 모처럼 생음악 연주가 주는 감동에 젖을수 있었다』고 기뻐한다.
홍씨는 뉴욕 필, 비엔나 필등 세계적인 교향악단도 밤연주를 들을수 없는 청중들을 위한 낮 연주회를 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계속 매달 한번씩 금요일 하오 2시에 주부들을 위한 금오음악회를 계속하리라 한다 .레퍼터리는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연주되는 낭만파 초기의 「베토벤」을 중심으로 28일의 경우처럼 대중성이 있는 성악곡등도 곁들이리라 한다.
한편 4월1일부터 한달동안『위기의 여자』를 공연할 소극장 산울림도 주부들이 낮 공연을 보고 귀가하여 저녁 준비하는데 지장이 없도록 평일은 하오3시30분으로, 일요일은 하오2시로 공연시간을 조정했다고 극단대표 임영웅씨는 얘기한다.
또 앞으로는 한 사회의 가장 기본단위인 가정의 문제, 가족의 문제를 밀도있게 다룬 작품들을 중점적으로 공연하여 주부관객을 확보해 나갈 계획.
다음 공연작으로는 어린소년과 부모의 사랑을 다룬『홍당무』(「쥘·르나르」작)를 예정하고 있다.
극단 대표가 여성으로 여성의문제를 주제로한 연극을 주로 공연해온 여인극장(대표 강유정) 은 이미 지난 3월『강건너 너부 실로』를 공연할때 1주일공연중 하루를 주부층을 위해하오2시에 공연한바 있다.
강씨는『첫 시도는 일단 성공적이었다』고 말하며『여인극장의 낮 공연은 모두 하오 2시로 결정했다』고 밝힌다. <박금옥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