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반영 유보분 등 2,500억원|산업 경쟁력 향상에 투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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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정부는 국내 기름 값 인하를 경제 체질 강화로 연결시키기로 하고 원유가 하락분 중에서 석유 안정 기금으로 추가 확보한 1천5백억원을 바탕으로 모두 2천5백억원의 재원을 마련, 산업 기술 향상·산업 구조 조정·에너지 절약 등에 쓰기로 했다.
경제 체질 강화를 위해 필요한 경우 정부는 이 재원을 더 늘리기로 했다.
김만제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 장관은 31일 기자 회견을 갖고 30일의 국내 유가 인하 조치에서 인하 요인 중 55·6%만 기름 값 인하에 반영시키고 나머지 석유 안정 기금과 관세로 흡수한 44.4%는 국내 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에너지 절약을 위한 시설 투자에 집중 투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 부총리는 국내 유가 인하에 따른 기업의 원가 부담 감소나 가계의 실질 소득 증가를 기업의 경쟁력 강화와 기술 개발 투자, 그리고 가계 저축 증대로 유도, 국민 경제 체질을 강화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석유 안정 기금과 관세 인상으로 금년 중에 조성될 자금은 기금 1천5백억원과 관세 1천2백억원 등 합계 2천7백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김 부총리는 석유 안정 기금으로 조성될 1천5백억원 중 5백억원을 유가 상승에 대비한 에너지 절약 시설 자금으로 쓰고 나머지 l천억원은 산업 기술 향상 자금에 5백억원, 산업 구조 조정 자금에 3백억원, 국민 투자 기금 사업에 2백억원씩을 각각 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 자금을 바탕으로 정부는 산업 기술 향상 자금 1천억원과 산업 구조 조정 자금 1천억원 씩을 각각 조성, 기술 향상 자금으로는 중소기업의 공통 애로 기술 개발·중소 부품 시작 품 개발·첨단 기술 공동 연구, 그리고 산업 구조 조정 자금으로는 산업 합리화 과정에서 필요한 업종 전환·보완 투자·시설 폐기 등에 연리 5% 10년 상환 조건의 장기 저리 자금을 지원키로 했다.
기술 향상 자금은 중소기업은행 혹은 산업은행 (첨단 기술 지원의 경우)이 대출 업무를 맡으며 중소 부품 산업의 시작품 개발에 4백50억원, 중소기업의 공통애로 기술 개발에 2백억원, 산학 협동 연구에 50억원, 첨단 기술 공동 연구에 3백억원을 지원한다.
에너지 절약 시설 자금 확대분 5백억원은 주택 단열·아파트 열 관리 효율화 등 주택 부문 에너지 합리화 사업에 2백억원, 산업 에너지 절약 시설에 3백억원을 지원키로 했다.
한편 관세율 인상으로 흡수되는 1천2백억원은 유가 하락에 따른 세수 결함을 보충하는데 우선 쓰고 그밖에 산업 기술 향상 자금 및 산업 구조 조정 자금의 저리 융자에 따른 이차 보전과 87년 이후의 중소기업은행·산은 출자·신용 보증 기금 출연 확대 등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정부는 이밖에 석유 사업법 시행령을 고쳐 현재 비축 기금·개발 기금·안정 기금 등 셋으로 나뉘어 있는 석유 관련 사업 기금을 석유 사업 기금으로 일원화, 자금의 용도가 석유·석탄·전원 개발로 한정돼 있는 것을 보다 광범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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