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민 개헌 추진 부산 지부|결성 대회 뒤 가두 행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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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부산=허남진·이재학 기자】신민당은 23일 하오 부산시 부전동 대한극장에서 이민우 총재·김영삼 고문·소속의원 60여명과 당원·민추협 의장단 및 회원·부산 시민 등 많은 청중들이 참석한 가운데 개헌 추진위 부산시 지부 결성 대회를 가졌다.
김 고문은 격려사를 통해 『전두환 대통령은 현 시국이 난국이나 위기라고 생각한다면 전대통령과 김대중 의장·본인이 함께 만나 민주화를 위해 얘기할 수 있는 기회가 있기를 바란다』고 3자 회담을 정식으로 제의했다.
김 고문은 『패배자가 1명도 없는 민주화, 전대통령을 포함해 모든 사람이 합의 아래 민주화로 가는 장을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치사를 통해 『민주화 투쟁은 물러서서도 안되고, 물러설 곳도 없는 투쟁이며 우리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후손을 위한 싸움』이라고 말했다.
김대중씨는 이날 상오 이 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집을 나섰으나 서울역에서 강제 귀가 조치 당하자 육성 녹음 테이프를 전했는데. 이를 통해 『국내외 여건상 지금이 민주화의 천재일우의 시기』라며 『우리도 필리핀과 같이 민주화를 쟁취하자』고 역설했다.
이날 대회는 하오 2시부터 4시30분까지 계속됐으며 부산 시민에게 보내는 메시지와 결의문을 채택했다.
대회장은 3천여명 밖에 수용하지 못해 나머지 사람들은 대회장 앞 도로와 골목길을 꽉 메웠고 부근 빌딩들도 인파로 들어차 주최측이 설치한 옥외 마이크를 통해 진행 과정을 지켜봤다.
대회가 끝난 뒤 이 총재 등 참석자들은 대회장에서 5백여m쯤 떨어진 신민당 부산진구 지구당 (위원장 정재문 의원)까지 도보로 행진, 지구 당사에 현판식을 갖고 해산했다.
이날 경찰은 전투복 차림이 아닌 정장 차림이었고 모범 운전사들이 나서 교통 정리 위주로 대처, 아무런 충돌도 없었다.
이 때문에 서면 로터리 일대 교통이 한동안 마비, 큰 혼잡을 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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