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형태에 따라 소비식품이 다르다|농협, 서울시민 식생활패턴 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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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서울사람들은 평균 한달에 한번씩은 외식을 하며 소득이 높은 집일수록 가족동반 외식이 잦다.
또 식생활 패턴이 간편화되고 서구화 되면서 쌀소비량이 줄어드는 반면 라면·빵등 대용식을 선호하는 인구가 늘어나고 있다. 단독주택거주자보다는 아파트 거주자들 사이에 이러한 경향이 두드러진다. 사람마다 입맛이 천차만별인 것처럼 식품의 소비형태도 소득수준과 주거형태에 따라 격차가 큼을 보여주고 있다.
농협이 최근 서울시민 7백 47가구를 대상으로 표본조사한 『식품소비패턴 조사』에 따르면 연간 l인당 쌀소비량은 96·7kg으로 한가구가 연간 5·2가마의 쌀을 사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국평균 1인당 쌀소비량 1l백 28·1kg은 물론 농촌의 1인당 소비량 1백 64.3kg, 도시민의 1백 19. 9kg보다 훨씬 낮다. 농촌과는 비교가 안될뿐더러 같은 도시사이에도 서울사람들이 쌀을 가장 적게 먹는다는 이야기다.
쌀소비는 소득과 주거형태에 따라 격차가 크다. 소득이 높을수록, 또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이 쌀을 적게 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이 월 30만원 미만인 집은 연간 5·5가마의 쌀을 소비하는데 반해 소득이 올라갈수록 쌀 소비량은 줄어들어 70만원이상인 집은 4·9가마를 소비한다. 단독주택의 가구는 5·9가마, 연립주택 5·5가마, 아파트 주민은 4·3가마로 쌀 소비량은 주거형태별로도 차이가 많다. 아파트 주민일수록 핵가족 형태를 이루고 있고 상대적으로 소득이 높은 사람들이 모여 살고 있음을 반영한 것이다.
서울사람 중 시골에 친척이나 땅이 있어 쌀을 가져다먹는 경우는 36·4%, 또 매달 한번씩 근처 쌀가게에서 말로 사먹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보관도 그렇지만 쌀가마를 쌓아놓고 먹는 집은 거의 없어졌음을 보여주고 있다.
쌀소비의 감소추세와는 달리 대용식인 빵. 라면은 점차 소비가 늘어 2∼3일에 한번씩은 식빵과 라면으로 대용하는 가구가 전체의 30∼40%를 넘었다.
전체가계 비중 대용식에 쓰는 돈도 해마다 늘어나 식품비 중 쌀 구입비가 지난75년 47·6%에서 84년에는 34·3%로 낮아진 반면 빵은 0·8%에서 1·5%, 라면은 0·8%에서 1%로 각각 늘어났다.
빵과 라면은 주로 『입맛이 없을 때 별식』으로 찾는 경우가 대부분. 또 좋아하는 계층은 자녀들이 전체의 70%를 넘어 빵과 라면에 입맛을 길들인 이들 청소년들이 어른이 되면 대용식소비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소득이 높이지면서 외식비지출도 점차 늘어나는 경향이다.
한가구당 외식에 들이는 비용은 한달에 8천1백25원. 전체 식료품비 가운데 외식비 비중은 75년에 2·2%에서 84년에는 6·8%로 3배이상 늘어났다.
좋아하는 음식은 아직 한식이 압도적이어서 절반을 넘고있으나 학력이 높을수록 한식·중국식의 선호비율은 줄어들고 양식·일식을 찾는 경향이 높아졌다. 주부의 학력이 대졸이상인 집은 외식을 할때 양식을 먹는 경우가 16·1%인데 비해 중졸가구는 2·6%에 불과했다.
또 외식횟수는 소득이 높을수록 찾아 월소득 30만원미만인 집은 한계절에 한번꼴인 연간 1∼3회가 44·6%로 가장 많은데 비해 70만원 이상인 집은 월1회 이상이 71·5%. 잘사는 집일수록 한달에 한번이상은 바깥 나들이를 하며 가족동반 외식을 즐기고있는 것이다.
음식을 주부들의 손으로 직접 조리하는 경우도 예전과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김장은 아직 전체가구의 90%이상 (93· 8%)이 담그고 있으나 담그는 양은 배추의 경우 32·1포기. 84년 전국전체가구의 김장배추 구입량이 39포기였던데 비하면 서울사람들이 김장을 적게 담그고 있음을 보여준다.
김장 담그는 방법도 50세 이상 주부는 직접 담근 집이 92%인데 비해 30세미만 주부는 친척이나 파출부와 함께 담그는경우가 42·6%. 젊은주부 가운데 김장 담글줄 모르는 사람도 많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다. <장성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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