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첫 직할시 광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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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광주시가 오는 11월1일을 기해 직할시로 승격하게 된 것은 호남 지역의 오랜 숙원이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우선 경하해야할 일이다. 이와 함께 광주에 인접한 송정읍의 시 승격도 직할시의 위성도시 육성이라는 점에서 바람직한 조치다.
호남 지역에서는 최초로 직할시가 되는 광주는 인구 96만명에 재정 자립도는 67%에 불과하여 아직은 더 발전해야할 여지가 많다.
그러나 시민이 부담해 왔던 연간 1백억원에 이르는 도세가 시로 넘어와 도시 기반 확충과 시민 복지에 투자되면 광주는 앞으로 훨씬 많은 발전을 이루게될 것은 분명하다.
광주시가 앞으로 추진해야할 과제는 너무 많다. 광주시가 도시다운 도시가 되도록 가꿔나가야 할 것이고 전남도 일원의 중추 기능을 보다 확충해 파급의 효과를 배가하는데 주력해야 할 것이다.
우선 광주시가 직할시의 면모를 갖추자면 뼈대가 되는 도시 기반 사업부터 착실히 다져야 한다. 상·하수도 사업은 물론 도로의 확충을 포함한 가로망의 정비와 교통 문제 해결도 서둘러야 할 것이고 공원·녹지대 조성, 주택난 해소 등에 관심을 두어야한다.
이 같은 도시 기반 사업의 계획과 착수는 시민들의 폭넓은 의견을 충실히 듣고 시민들의 동의와 참여로 이뤄져야 할 것이다.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호응 없이는 바람직한 광주시의 건설은 기대할 수 없음은 과거의 경험이 입증하고 있다. 도시건설은 1백년 앞을 내다보고 주도 면밀한 계획 아래 차근하게 진행되어야 하는데도 몇몇 공무원들에 의해 졸속으로 집행돼 쓸모 없는 도시가 된 예는 얼마든지 볼 수 있다.
다리를 놓거나 도로를 트더라도 장기 안목으로 시민과 관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 서두름이 없이 착실히 집행해야 할 것이다.
광주시는 전남도의 중추 도시다.
교육과 문화, 소비와 금융의 중심도시다. 이런 점에서 광주시는 광주 시민만의 도시가 아닌 셈이다. 중추 역할을 여하히 하느냐에 따라 광주시는 물론 전남 일원의 발전에 적지 않은 영향을 가져다 줄 것이다.
이러한 기능이 보다 활성화되도록 정부의 과감한 지원도 뒷받침되어야 한다.
당국은 앞으로 광산군 등 인접 5개 지역 일부가 광주로 편입되고 인구 증가율이 연평균 3.8%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 90년대에 들어가면 인구는 1백3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처럼 인구가 급증하는데도 광주의 성격이 구태를 벗어나지 못한다면 앞으로의 발전은 한계에 부닥칠 수밖에 없다.
시민의 유휴 노동력을 생산에 돌려 소득을 증대시킴으로써 보다 잘 사는 도시로 전환시켜가야 한다.
낙후된 이 지역의 경제 발전을 위해서 시급한 것은 산업 생산 시설 하나라도 더 이 지역에 유치하도록 정부 차원의 배려가 있어야 한다.
광주시의 직할시 승격으로 전남도의 도세는 상대적으로 약화되게 마련이다. 이에 따라 현재 38%에 불과한 도의 재정 자립도마저 더욱 떨어질 것이 분명하다. 단기적으로는 정부의 재정 지원이 있어야 하겠으나 장기적인 자립을 위한 정책적 보완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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