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준 높은「바다, 해돋이」군살 없는 신선한 감각 돋보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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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1년 반만에 다시 이「시조 사랑방」에 나와서 전국의 시조 동호인여러분과 이야기를 나누게 되어 기쁩니다.
들어온 작품들을 살펴보니 응모편수도 불어났고 작품의 수준도 많이 향상되어 그새 질량 아울러 많이 발전했음을 알수 있었읍니다. 겨우 1년 반동안의 차이가 이러하니 이운동 초창기와 비교해 보면 실로 격세의 느낌이 있읍니다. 이는 오로지 이 광장을 마련하여 꾸준히 운영해주신 중앙일보의 공으로서 우리 모두 그 고마운 뜻을 잊지 말아야할것입니다.
금주에는 주로 제목에 신경을 써서 뽑아 봤읍니다. 신선한 제목, 개성있는 제목, 매력 있는 제목은 그 작품을 읽어보고 싶은 욕망을 일으킵니다. 이런 뜻에서 제목이란「문패」나 「꼬리표」와 같이 다른 작품과 구별하는 표적이상의 의미를 갖는 것입니다. 창작이란 내용만이 아니라 작품에 부수되는 일체의 사항이 그 작업의 일환으로 포괄될 것이므로 제목의 성패는 작품 전체의 일차적인 성패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바다, 해돋이』 는 매우 수준 높은 솜씨를 보여준 가작. 과감한 다이어트로 군살을 빼낸 날씬한 몸매를 연상시키는군요. 불면으로 지새운 아침에 되찾는 생기가 바다의 해돋이로 상징되어 있읍니다. 제목도 신선하고요.
『서양화 I』 은 인생을 여백이 없는 서양화에 비유하는 뜻은 짐작할만하나 중장이 허해서 소기의 성과를 충분히 거두지 못한 느낌입니다.
『여의도에서』 는 사실시조를 시도한 것이나 사설의 노른자위라 할 수 있는 중장이 무기력합니다. 차라리 이것을 압축된 상징으로 처리하여 평시조로 다듬었으면 상당한 성공작이 되었을것 같군요.
『입석리 우감』 은 모두 3수로 된 수작인데 지면 사정으로 둘째 수만을 떼어 전편을 보이지 못해 유감스럽습니다. 정진을 바랍니다.
『전선의 초병』 은 혹한 속에서 국토방위의 임무를 다하는 용사를 생각케 하는 수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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