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공대 여학생 자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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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14일 하오5시40분쯤 서울삼전동 164의9 노정준씨(47)집 지하 보일러실에서 이집에 세든 이병률씨(52·상업)의 조카딸 이경현양(20·서울대건축공학과2년)이 연탄가스를 맡고 자살했다.
이양을 발견한 친척 권계순씨 (62) 에 따르면 이날 연탄을 갈기 위해 보일러실에 갔더니 이양이 연탄보일러 뚜껑 4개가운데 3개를 열어놓고 무릎을 꿇은채 숨져있었으며 주머니에는 유서2통이 있었다는 것이다.
이양의 유서에는『나의 죽음을 아버지에게만 연락 드려 장사지내주세요. 내 몸에서 쓸수 수 있는 장기는 장기가 나빠 고생하는 사람들에게 나눠주고 뼈는 화장해 해가 지지 않는 따뜻한 바다 위에 뿌려주세요』라고 적혀 있었다.
이양의 어머니 (45·부산시사직동26의12)에 따르면 이양은 지난3월 개강을 앞두고 『전공과목이 마음에 들지 않으니 1년 휴학해 다시 법대를 가고싶다』고 해 아버지 (46)등이 극구 말렸다는 것.
이양은 85년 부산 중앙여고를 졸업, 대입학력고사 3백8점을 맞고 수학성적도 좋아 스스로 서울대공대 건축공학과를 지원했으나 1학년성적도 좋지 않고 적성에도 맞지 않는 것을 뒤늦게 알고 자주 고민해왔다는 것.
이양은 이때문에 지난 10일부터는 등교도 하지 않고 방안에 틀어박혀 지내다 이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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