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해체 1년…경영정상화 아직 어려워|은행·인수기업 실사액 차이…수출은 회복|노조반발 등 불씨내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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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국제그룹이 공중 분해된지 21일로 만1년이 됐다. 그 동안 국제계열 20개 사는 대부분 새 주인을 맞았고 국제상사·연합철강·원풍산업·국제종합기계 등 주력계열사는 모두 인수됐지만 인수하는 측과 주거래 은행과의 실사차액의 폭이 커 아직까지도 정산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아 경영이 정상화되기까지는 앞으로도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연합철강의 경우 인수하는 동국제강보다 오히려 덩치가 더 큰데다가 전 사주인 권철현씨가 주식의 30%가량을 갖고있는 대주주로 남아있어 당초부터 파란이 예상되긴 했지만 최근까지 분쟁의 불씨가 여전히 내재돼있다.
연철철강노조는 지난 1월말 정재덕 사장 등 현 경영진이 단체노조협약을 지키지 않았고 노조탄압을 하는 등 근로기준법과 노동조합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하고, 또 동국제강이 연철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연철의 자산을 낮게 평가했다고 진정서를 내놓고있다.
이 진정서에서는 동국제강의 연철인수에 대한 반론을 펴고 있어 인수완료 후에도 연철과 동국이 한 몸이 되기에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듯.
이런 와중에 국제상사는 작년 말 부산에서 임시 주총을 열어 건설부문을 극동건설에 인수하기로 정식 결정했는데 당시 전체주식의 14.2%인 1천1백여만주가 이에 불복하고 자신들의 주식을 회사측이 사들이라고 주장해 매수청구권을 행사했는데, 국제상사 주는 작년 2월22일 종가 1백60원(액면가5백원)에 거래매매가 정지돼 현재로선「휴지」상태라고 회사측은 판단하고 절반 값인 주당80원을 제시해 이의 조정을 위한 진통이 계속될 듯.
그러나 한편으로는 그룹해체의 와중에서 경쟁사에 빼앗겼던「실지회복」도 착착 진행 중에 있다.
국제상사의 경우 작년에 4억9천5백만 달러의 수출실적을 올렸고, 작년 7월부터 도미니카에 세운 봉제공장을 본격 가동해 대미수출의 전초기지로 삼고있다.
한편 양정모 전 회장은 주중은 서울에서, 주말은 부산에 내려가 지내며 계열사 경영진으로 일했던 사위들은 아직까지 별다른 일을 하지 않고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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