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단한 열쇠 빨리 보내달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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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동경=최철주 특파원】북한공작선 만경봉호를 타고 북한에 가서 비참한 생활을 하고있는 북송자 가족들이 일본에 있는 친척들에게 「열쇠를 보내달라」는 색다른 내용의 편지를 많이 보내와 주목을 끌고있다.
18일 일본 정부당국자에 따르면 최근에 북송가족들이 일본에 보낸 편지 가운데는 구체적인 용도를 밝히지 않은 채 『단단한 열쇠를 빨리 보내달라』는 주문이 의외로 많아 외제열쇠를 사용해야 할 정도로 도난사고가 빈번히 일어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북송자 가족들은 북한주민들이 소유하기 어려운 의류·시계·약품·전기밥솥을 포함한 전기·전자제품을 갖고있어 선망의 대상이 되어있으며 이러한 물품들이 도난 당하는 사건도 발생했었다.
지금까지 북송자 가족들은 북한에서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엔화를 많이 보내달라고 일본에 있는 친척들에게 요청해왔었다.
그런데 북한의 사회안전부장인 백학림은 지난해 11월 사회안전기관 창설 40주년 기념식에서 보고를 통해 『내외의 적들이 준동하고 있다. 전 사회에 준법기풍을 세워 사회적 교양을 강력히 전개해야한다』고 주장한 바 있으며 김정일도 북한이 치안상의 문제를 안고 있음을 시사하는 발언을 한 것으로 미루어보아 북한사회에서 심상치 않은 일이 발생하고 있는 것 같다고 관계자들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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