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화기독사회복지관 「샘솟는 집」4월 개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회복기에 접어든 정신질환자를 사회나 가정에 복귀시키기 위한 예비프로그램이 오는 4월 태화기독교사회복지관(관장 남경현)에서 국내 처음으로 선을 보인다.
태화측은 서울 마포구 아현동 620의1 소재 유린분관(전화(362)9862)에 「샘솟는 집」을 마련하고 개원을 서두르고 있다.
정신질환을 앓았던 사람 중에서 입원 경력이 1회 이상인 만18세이상 35세미만의 남녀를 대상으로 실시되는 이 프로그램은 병력때문에 가정이나 직장에 돌아간 후에도 적응하지 못하고 재 입원하거나 떠돌아다녀야 하는 악순환을 막고 정상인으로서의 삶을 누릴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 근본 목적.
따라서 「환자」가 아닌 「회원」으로서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것이 특징이다.
「샘솟는 집」의 운영방식은 회원들이 상오9시부터 하오6시까지 제공된 갖가지 프로그램을 스스로 취사선택하여 참가토록 하는 것. 사회사업가 2명, 간호원 1명등 3명의 직원은 회원들의 활동을 보조하는 역할만을 한다.
현재 「샘솟는 집」이 계획중인 프로그램들은▲스낵 바 운영▲중고품가게 운영▲뉴스 레터 발간▲사회극 공연(이상 낮 프로그램)▲영화구경▲댄스 파티▲채소재배▲정원가꾸기▲외부견학▲가족과 함께 캠핑가기(이상 사회적 프로그램)▲목공예교실(교육프로그램)등으로 낮 프로그램→사회적 프로그램→교육프로그램의 단계를 거쳐 사회에 순응해 갈수 있도록 짜여져 있다.
회비는 무료 또는 거의 무료에 가까운 실비만을 받을것을 검토중인데, 점심은 제공하지 않을 방침이다.
태화측은 이를 위해 지하1층·지상3층 건물인 유린분관의 1층 홀을 개조, 음악실· 독서실·식당·편집실로 꾸미는 작업을 진행중이다.
태화기독교사회복지관 김경희총무는 『정신질환을 앓았던 사람에게도 인간관계 적응 장애를 회복할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근거로 이 프로그램을 만들었다』고 설명하고 『정상인과 동등한 위치에서 함께 시작한다는데 프로그램의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곳에서의 생활을 통해 자신이 쓸모없는 존재라는 인식을 불식시키고 필요한 존재라는 것을 알게 된다면 성공한 것』 으로 평가하고 『일단 회원이 정상인으로 가정· 사회에 복귀한 후에도 이곳을 찾고 싶으면 다시 찾을수 있다』고 말했다.
정신질환의 병력을 가진 이들을 병원이 아닌 지역사회프로그램을 통해 가정이나 사회에 복귀토록 하는 기관이 세계에서 처음으로 마련된 것은 46년 미국 뉴욕의 파운틴 하우스. 현재 미국에는 1백77곳이 있으며 세계적으로는 스웨덴· 파키스탄· 캐나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 각각 1곳씩이 설치돼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성인 정신질환자가 40만명(83년 보사부통계)으로 추산되고 있으며 알콜 중독자까지를 포함하면 전인구의 1∼3%가 정신질환을 앓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홍은희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