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혼의 조치훈 강수로 이겼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송강=최철주 특파원】휠체어를 탄채 도전자 「고바야시」(소림광일) 명인을 맞은 조치훈 기성이 이틀간의 고통스러운 결전에서 엄청난 정신력을 발휘하여 승리를 거두었다.
29,30일 이틀간 시마네(도근) 현 마쓰에 (송강) 시의 미나미깐(개미관)에서 열린 기성전 7번승부 제2국에서 백을 쥔 조기성은 30일하오 7시15분 2백38수만에 3집반차로 「고바야시」 를 눌러 1승1패를 기록했다.
기프스를 한 다리의 통증 때문에 때때로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대국에 임했던 조기성은 3집반 승리가 확정되자 『이제 한숨 놓았다』고 승리의 소감을 말했다.
조기성은 대국후 『비록 몸이 이렇게 되었지만 열심히 하겠다. 제2국으로 기성전이 끝난 것이 아닌만큼 앞으로 세번 더 이기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고 말했다. 조기성은 『이번 대국은 중반전에 들어가면서 승리할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됐다』고 밝혔다.
이번 제2국에서 조기성은 초반부터 세력작전을 펴고 「고바야시」 는 실리에 치중했다.
「고바야시」의 실리가 워낙 좋았기 때문에 백을 쥔 조기성이 불리하지 않은가 하는 견해도 있었다. 흑49때 백50으로 과감하게 끊은 것이 승리의 계기가 되었다.
좌상귀와 변의 흑을 분리하여 공격하고 좌하귀에 24집, 중앙에 10여집을 확보하여 유리해졌다. 난전을 맞은「고바야시」명인은 중반을 넘어서면서 부터 많은 시간을 소비, 뒤늦게 엷어진 바둑을 보강하려 했으나 승부를 뒤집지 못했다.
대국이 끝났을때 남은 시간은 조기성 1분 「고바야시」 2시간5분이었다.
이날 대국을 끝낸 조기성은 너무 긴장된 상태에서 장시간 바둑을 둔 탓으로 다리가 부었다. 의사가 호텔방으로 뛰어들어와 기프스를 풀고 찜질을 하는 소동을 벌였으며 조기성도 얼굴이 노래져 몹시 지친 표정이었다.
경응 병원측은 조기성의 혈액을 검사, 적혈구 침강속도를 다시 측정, 치료를 계속하기로 했다.
현재 조기성의 적혈구 침강속도는 보통 사람의 2배로 정상인에 비해 건강상태가 좋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음 대국은 오는 2월5,6일 이틀간 이와떼(암수)현 평천정의 중존사에서 열린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