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패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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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미야께·잇세이」(삼택일생)라는 일본의 패션 디자이너가 세계 패션계에 충격을 주고 있다.
이번 주 타임지는 그를 커버 스토리로 다루면서 「스타일의 거장」이라고 극찬했다.
또 파리 루브르의 데코라티브 미술관 의상담당 큐레이터 「이본·데슬랑드르」는 「미야께」를 『우리 시대 의상의 가장 위대한 창조자』라고 평가했다.
그의 디자인은 너무나 많은 전통적인 기대를 변화시키고 너무나 많은 규칙을 깨뜨리고 있다.
그 점에서 타임은 『그는 미래패션에 새로운 형태를 만들고 있다』고 까지 한다.
「미야께」 자신은 『내 의상은 유럽의 의상처럼 이미 형태가 만들어진 패키지(포장물)가 아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내 옷에 거부감을 느끼기도 하지만 입는 사람의 특성을 빼놓고서 내 옷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의 옷은 고객이 입고 그 고객의 특징이 살아나야 완성품의 구실을 한다.
그 때문에 그의 의상철학은 선명한 구호가 된다. 『언제나 신선하고, 언제나 다르며, 언제나 도전하는 것, 그것이 최상이다.』
패션의 세계는 예술가의 창작성과 독창성이 끝없이 요구된다.
그가 가장 좋아하는 말도 「도전」이란 말이다.
그는 옷(복·일본어로 후꾸)을 만들면서 결코 옷을 생각하지 않.는다. 복(역시 일본어로 후꾸)을 생각한다. 옷을 만드는 것을 행복을 창조하는 작업으로 생각하는 경지다.
그런 경지에서 만들어지는 그의 의상은 시원은 일본이고 정신은 서구여서 결국은 그 이미지 면에서 새계적 보편성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상업적으로도 그는 성공하고 있다. 그의 디자인은 로열티만도 연간 5천만달러로 「이브·생·로랑」이나 「칼벵·클라인」의 수준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동경에 있는 「미야께 디자인 스류디오」의 성공만이 아니다. 동경의 패션 수준이 이미 세계적이란 사실이다.
동경 패션이 파리나 뉴욕을 능가한다는 소리는 이미 80년대 초부터 있었다.
이미 원숙 뒷골목의 「죽의 자」패션은 세계에 알려져 있고 「와이즈」「콤데갸르송」 등의 이름도 퍼지고 있다. 외국의 브랜드를 사서 일제 이브생로랑을 팔던 시대는 가고 일본의 독자적인 패션 상품이 세계에 진출하고 있다.
그런 사정을 보면서 우리의 패션계가 분발하면 결코 그들에게 뒤질 것이 없다는 자신도 갖는다.
연간 섬유수출이 60억 달러나 되는 우리의 실력이니까 창조적 고급 패션의 세계도 개척, 리드할 채비를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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