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와 도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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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서울도시고속도로 건설은 각종 차량이 격증추세에 있고 지하철 교통분담능력에 한계가 있다는 견지에서 본다면 서둘러야할 과제다. 더구나 서울의 교통인구가 해마다1백만명이상 늘어나고 있는 현실에 비추어 지상교통이 포화상태를이룰 날도 얼마 남지않았다는 점에서 도시고속도로망의 구축은 불가피하다.
문제는 고속도로를 건설하되 노선을 어떻게 정하며 넉넉지 못한 재원으로 여하히 효율을 극대화하느냐가 주요한 관건이다.
재원만 품부하다면 여기저기 도로를 트고 다리도 놓을수 있고 노선이갈못 놓여졌으면 수정할수도 있다.
그러나 지하걸건설에 막대한 빚을 짊어지고 있고 콜림픽주변 조성공사에 투입해야할 공사비마련에부심하고 있는 서울시가 1조원이나 드는 도시고속도로 건설에 한치의 시행착오도 허용할수 없는 입장이다. 때문에 도시의 골격을 이루는 도로망의 편성은 1백년후를내다보는 안목에서 구축해야한다.
서울시가 구상중인 도시고속도로의 7개노선은 모두 서울의 변두리를 환상으로 잇는 외곽노선이다. 외곽도로를 건설함으로써 정부가 새로 건설할 경인고속도로등 4개노선과 연결시키고 변두리에서 도심을 거쳐 다시 외곽으로 빠지는 차량들을 흡수시킨다는 것이 도시고속도로 건설의 주된 목표다.
이럴 경우 서울의 도심교통도 한층 완화될 것이고 서울의 도로율도 어느 정도 높아질 것이라는 계산이다.
그러나 이같은 판단이 적중하자면 변두리에서 출발해 도심을 통과,또다시 외곽으로 빠지는 차량댓수가 과연 얼마나 되며 현재 도심교통의 폭주가 이들 차량에 의해 결정적으로 빚어지는지를 가리는 행선지별 교통량 조사가 선행되어야만 한다.
무턱대고 외곽노선을 신설하게되면 도심교통이 한결 나아질것이라는 막연한 추산으로는 엄청난 시항착오를 빚을지도 모른다.
서울의 교통문제는 변두리 교통혼잡보다 도심지역의 만성적인 교통체중이다.
도심지역의 이같은 교통난은 버스노선을 포함한 교통체계의 난맥때문이기도 하지만 보다 근본원인은 도심기능의 미분산과 도로망의구조걱 결함때문이다.
주거지는 외팍에 있는데 일터는모두 도심에 있고 도심의 도로망이 빈약해 사방에서 몰러든 차량들이 빠져나가질 못한다.
이같은 현상은 현재 진행중인 도심재개발사업이 마무리돼 업무용 고층빌딩이 무수히 들어선다면 손쓸여지가 없을만큼 극심해질것임은 쉽게 짐작된다. 이럴 경우 환상고속도로가 도심교통소통에 얼마만큼 이바지 할것인가.
삼일고가도로만 하더라도 애당초 건설목적은 도심교통의 완화에있었다. 그러나 변두리에서 삼일고가도로에 진입,도심까지는 단숨에 달리지만 시청 부근의 심한 체증으로 장시간 지체해 이 도로의 효율이 반감되었다.
이것은 한 예에 불과하지만 서울시의 도시고속도로 계획은 서울교명▼문제의 핵심을 먼저 파악해 신중히 다뤄야한다.
도심도로망을 먼저 재정비하고 뒷길과 지하도로를 포함,입체화하는방안도 함께 검토되어야 할것이다.
도노행정이야말로 선후를 가러야 그 효율을 극대화할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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