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맛좋은 고기에 지방많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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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요즘 정육점에 가보면 과거와는 달리 쇠고기·돼지고기등을 잘게 다진 것, 엷게 썬 것, 토막을 낸것등 주부들이 조리하기 손쉽게 만들어 팔고 있다. 그들에서도 잘게 다진 고기의 이용도가 제법 높아졌다. 그것은 다진 고기가 엷게 저민 것이나 적당히 잘게 썬 것보다 맛있고 먹기 편하기 때문이다.
또 덩어리 고기라도 질이 좋은 스테이크 고기나 전골용 고기는 역시 맛이 있다. 맛이 좋다는 것은 지방 함량이 많다는 것과 같은 의미가 된다.
고기의 지방 함량이 많으면 입에 넣었을 때 우선 촉감이 좋다. 더욱이 열을 가해도 굳어지지 않는다. 햄버거 스테이크가 입에 잘 맞는 것은 재료로 다진 고기를 썼기 때문이다.
지방분이 적은 살코기는 비록 다진것일 때 조리를 하면 깁에 닿는 촉감이 지방분이 많은 것처럼 매끈하지가 못하다. 입맛이 좋은 다진 고기는 보통 지방함량이 20∼25% 정도나 된다. 지방이 없는 살코기의 2배가 넘는 셈이다.
그러나 이런 육류의 소비증가는 동물성 지방 섭취과다와 연결되어 성인에게 있어 동맥경화증이나 대장암. 유방암등을 유발할 수 있는 원인이 된다. 암중에서도 위암은 동물성 지방섭취가 증가하면서 감소되고, 반대로 대장암. 유방암등은 증가한다.
그원인은 동물성 지방은 대부분 녹는 온도로 높아 장내 온도로는 충분히 용해시키지 못하므로 소화가 잘 되지 않고 대장에 그대로 내려가 저장돼 대장균 발육을 억제하기 때문이 아니냐는 학설이 나오고 있다.
동물성 지방에 비하면 식물성 기름은 융점이 낮아 체내에서 충분히 유화되어 소화흡수가 손쉽게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동물성 지방 섭취과다는 동맥경화증의 원인이 된다. 흔히 동맥경화증의 원인이 콜레스테롤 과량섭취라고 걱정을 하고 있으나 사실은 콜레스테롤보다동물성 지방에 다량 함유된 보호지방산이 문제가 된다는 설이 옳은 것 같다.
그래서 동물성 지방 섭취는 전체 지방섭취량의 3분의 1이하로 조절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우리의 경우는 아직 동물성 지방 섭취량이 전체 지방 섭취량의 10% 미만이어서 큰 걱정을 할 필요는 없고 또 영양학적 의의가 있으므로 필요한만큼은 먹어야 한다. 그렇다고 다진 고기를 지나치게 다량 먹는 것은 바람직한 식생활이라 할 수 없다.
햄과 소시지를 비교하면 소시지는 다진 고기로 만들었기 때문에 햄에 비해 지방분이 많다. 기타 우리의 요리에도 만두소. 스파게티의 미트볼. 햄버거등 다진 고기의 사용 빈도가 높다. 너무나 다진 고기를 피하라는 것은 아니나 지방이 많다는 점은 알고 조리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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