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만화 영화화로 새 돌파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마땅한 소재가 없어 쩔쩔매던 영화계가 성인만화로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나섰다.
이장호감독이 야구얘기를그린 히트만화 『공포의 외인구단』을, 김현명감독이 주간지 연재만화 『서울손자병법』을 거의 동시에 영화로 만들기로 했다.
이 만화들은 최근 1∼2년새 대학생을 주로 한 독자들로부터 인기를 모아왔다.
두 감독은 바로 이같은 히트의 여세에 힘임어 「새로운 스타일」의 본격적인 오락영화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영화계가 이처럼 성인만화까지 소재로 채택하고 나선것은 최근까지 붐을 이뤘던 에로영화가 당국의 제재를 받게되고 문예물 이외에선 참신한 주제와 형식을 찾기 힘들게 된 때문이다.
3부로 나뉘어 30권이나 되는 장편만화 『공포의 외인구단』(이현세작)은 기존 야구단에서 무능하다고 밀려난 선수들이 모여 초인적인 강훈련을 한뒤 새로운 구단을 창설, 야구계를 휩쓴다는 줄거리. 여기에 각선수들의 드러머틱한 인간스토리가 곁들여져 독자들에게 크게 어필했다.
이감독은 영화전편에 로크음악을 깔고 최신 특수촬영기술을 동원, 만화에서나 가능하던 여러가지 화면 테크닉을 구사하겠다는 것이다. 이감독은 주연배우를 모두 신인으로 발굴해 오는2월말 촬영에 들어가 여름철에 개봉할 예정이라고 밝힌다. 대본은 시나리오작가 지상학씨가 이미 완성해놓았다.
『서울 손자병법』(한구작작)은 현재 주간경향에 연재되고 있는 인기성인만화.
한 순진한 여대생이 사회 여러곳에서 부닥치는 현대 도시인의 모습을 옴니버스형식으로 풍자하고 있다. 『아가다』 『욕망의 거리』응 심각한 주제를 다뤄온 김현명감독은 이 만화를 영화화하면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김감독은 이 영화를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스타일의 하이코미디로 만들어 역시 영화적 재미를 추구하겠다고 한다.
이 영화의 대본 역시 지상학씨가 만들어 놓고 있으며 신인배우를 물색해 이달말 촬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창우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