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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무거운 귀국길…기내간담회도 생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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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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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얼굴) 대통령이 18일 몽골 순방을 마치고 무거운 발걸음으로 귀국했다.

총리 사드 억류에 우 수석 논란
몽골 비즈니스 포럼선 기업인 격려
“경제 영토 확장이 현대 칭기즈칸”

순방 중이던 4박5일 동안 국내엔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의 경북 성주 배치 결정에 따른 논란과 황교안 총리 억류 사태 등이 불거진 데 이어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이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상태다. 우 수석 처가의 부동산 거래가 넥슨의 김정주 대표와 친구인 진경준 검사장의 주선으로 이뤄진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그래서 박 대통령의 ‘순방 징크스’가 재연됐다는 말도 나온다. 순방 징크스는 박 대통령의 순방 중 국내에서 자주 사건이 터졌다고 해서 생긴 말이다.

이날 박 대통령은 귀국하기 직전 몽골의 미예곰보 엥흐볼드 국회의장과 자르갈톨가 에르덴바트 총리를 접견했다. 박 대통령은 두 인사와 만나 “몽골에 진출한 한국 기업의 투자 환경이 개선되면 경제협력 확대에 도움이 될 것”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울란바토르 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한·몽골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해선 “‘솔롱고스(한국을 가리키는 몽골어)’는 몽골 경제 발전의 소중한 동반자가 되겠다”며 “몽골은 풍부한 광물을 보유한 세계 10대 자원 부국이고, 한국은 첨단 기술을 보유한 제조업 강국이기에 상호 보완적 경제구조를 토대로 한 협력의 잠재력은 더욱 크다”고 강조했다. 포럼에서 박 대통령은 “몽골의 영웅 칭기즈칸은 아시아를 넘어 유럽까지 드넓은 영토를 개척했다”며 “세계 시장을 개척하며 경제 영토 확장에 앞장서고 있는 기업인 여러분은 현대의 칭기즈칸”이라고 격려했다.

박 대통령의 순방을 계기로 열린 ‘일대일 비즈니스 상담회’에서는 우리 기업 54개사와 바이어 190개사가 참여해 모두 21건, 1105만 달러(약 126억원) 규모의 실질 성과를 창출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순방 일정은 무난히 마쳤으나 박 대통령은 평소 순방 중에 갖곤 했던 공군 1호기(대통령 전용기) 내에서의 기자간담회도 하지 않았다. 청와대도 뒤숭숭한 분위기였다. 자칫 우 수석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될 경우 국정 운영에 차질을 빚을 수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우 수석이 충분히 해명을 하지 않았느냐”며 “우 수석의 해명대로 의혹은 사실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신용호 기자 nov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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