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外風'에 주가 700 무너졌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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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외국인 투자자들이 대거 매도에 나서면서 종합주가지수 700선이 11일 만에 무너졌다.

또 외국인 주식투자 자금이 증시를 빠져나가면서 달러화 수요가 늘어나자 원-달러 환율이 크게 상승해 열흘 만에 1천1백80원대에 올라섰다.

18일 거래소시장에서 외국인들이 1천5백23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는 지난 4월 1일 이후 최대 순매도다.

이에 따라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17.13포인트 하락한 699.35로 마감했다. 하락폭은 마이너스 2.38%로 두달 만에 가장 컸다.

개인투자자와 기관투자가들이 각각 3백57억원, 6백81억원어치를 순매수했지만 지수를 끌어올리기엔 힘이 부쳤다.

코스닥지수도 이날 1.62포인트(3.09%) 하락한 50.60으로 마감됐다. 코스닥에서도 외국인들은 6월 3일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이처럼 주가가 크게 떨어진 것은 전날 미국 IBM.노키아 등의 2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좋지 못한 데다 미 경기회복론에 대한 회의가 일면서 뉴욕증시가 크게 하락했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증권 박만순 상무는 "이날 주가 하락은 3개월 동안 40%나 오른 데 따른 조정의 성격이 짙다"며 "미국 주식형 펀드로의 자금 유입이 계속되고 있는 데다 아시아국 통화의 평가절상(환율 하락) 추이가 계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외국인들의 아시아 증시 투자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6원 오른 1천1백82.7원으로 마감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엔화 약세의 영향으로 전날보다 7원이나 상승한 1천1백84원으로 거래를 시작한 뒤 달러를 사겠다는 주문이 이어지면서 상승세로 거래를 마쳤다.

한국은행 이창형 외환시장팀장은 "미국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피력한 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의 발언 이후 엔화 약세가 이어지면서 원화가 동반 약세를 보인 데다 외국인들이 증시에서 시세차익을 실현하기 위해 매도에 나서면서 원화 환율이 크게 올랐다"고 설명했다.

외환은행 하종수 외환팀 차장은 "외국인들의 본격적인 시장 이탈로 보기보다는 일시적인 조정국면으로 보여진다"며 "원-달러 환율은 당분간 1천1백75~1천1백85원대를 오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홍병기.김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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