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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장치 늘린 ELS, 미워도 다시한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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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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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연계증권(ELS) 투자자들이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다. 지난달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여파로 뚝 떨어졌던 유로스톡스50 지수가 회복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브렉시트 결정 당일(지난달 24일) 하루 만에 8.6%(261.77포인트)가 하락하며 2600포인트대까지 내려갔던 유로스톡스50 지수는 나흘 뒤 반등했다. 현재 2800포인트 안팎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 4월 홍콩 H지수(HSCEI)와 유로스톡스50 지수 두 가지를 기초자산으로 삼는 ELS에 가입했다는 김제원(37)씨는 “큰 고비를 넘겨 당장 중도 환매를 고민할 때는 아닌 것 같다”고 했다.

올초 홍콩H지수 급락에 가입 주춤
최근 브렉시트에도 큰 충격 없어
녹인 부담 줄이거나 없앤 상품 봇물
전문가들 “종목형 분산투자 해볼 만”

대부분의 ELS 상품은 약정 기간 동안 기초자산 가격이 어디까지 떨어지는지가 중요하다. 가격이 가입 시점 대비 일정 비율(40~60%) 아래로 하락해 원금 손실을 볼 수 있는 시점을 녹인(Knock In)이라고 부른다. 가입 기간 동안 녹인 아래로 한 번도 떨어지지 않으면 만기 때 원금이 보장된다. 김씨의 경우 가입 당시 H지수는 1만2633.12포인트, 유로스톡스50은 3715.27포인트였다. 녹인이 55%라 H지수가 6949포인트, 유로스톡스50지수는 2044포인트 아래로 떨어지면 원금 손실 가능성이 생긴다. 김씨는 “올 2월 H지수가 7498.81포인트까지 떨어졌을 때 많이 불안했지만 위기를 넘겼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올 초 홍콩H지수 급락 때와 같은 대규모 손실 공포를 느낄 단계는 아니라고 진단한다. 아직 유로스톡스50 지수가 녹인까지 여유가 많이 남았기 때문이다. 김씨의 경우 700~800포인트 가량 떨어져야 녹인 구간에 진입한다. 전균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이사는 “원금 손실 구간 진입 위협을 받고 있는 ELS 물량은 대부분 지난해 4~6월에 가입한 상품들인데 이 중 초위험군은 이미 대부분 H지수 급락 때 녹인 구간에 들어갔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한때 ‘국민 재테크’로까지 불렸던 ELS의 인기가 크게 시들해졌다. 올해 상반기 ELS 발행액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56.6% 감소한 20조429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하반기보다는 31.5% 줄었다. 원금보장형 ELS로 불리는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를 포함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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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하반기에는 녹인이 없거나, 기대수익률을 낮추는 대신 안전장치를 강화한 상품들이 많이 출시될 전망이다. 이달 12일까지 공모하는 미래에셋대우 ‘제15678회 Nikkei225-HSI-S&P500 조기상환형 ELS’는 만기 수익률 연 6.8%에 녹인 조건을 38%로 낮게 설정했다. 기초자산 가격이 60%가량 떨어져도 원금 손실 구간에 진입하지 않는다. 수익률이 더 낮고 아예 녹인이 없는 ‘노 녹인’ 상품도 많다. SK증권의 ‘제2000회 ELB’는 만기 조건을 충족하면 최고 연 3.35%의 수익률을 지급하지만 충족을 못해도 원금과 1.5% 기본수익률을 보장한다. 안정적인 투자를 선호하는 추세에 따라 원금이 전액 보장되는 ELS 발행은 지난해 상반기 14.5%에서 28.5%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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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률을 높이고 싶다면 지수형 상품만 고집하는 대신 종목형 ELS에 분산 투자하는 방법도 있다. 이중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올 상반기부터 국내지수나 종목을 활용한 상품들이 늘고 있으며 이 같은 시도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심새롬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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