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남전」을 다룬 소설 〃시각이 다양해졌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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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65년2월 비둘기부대의 파병으로부터 시작, 73년3월말 철수를 끝낼때까지 우리의 많은 젊은이들이 참전했던 월남전은 문학에 있어서도 소재의 폭을 넓히는 계기가 되었다. 최근 월남전을 소재로한 장편이 속속 출간되고시각도 다양해지는 것이 그증거다.
월남전에 참전했던 문인들은 황석영·박영한·송기원·김상렬·안정효·김준태·신세훈·이진행씨등이다. 이들중 황석영씨는 단편 『돌아온 병장』『탑』『낙타눈깔』등 단편과 장편 『무기의 그늘』을 냈고, 박영한씨는 『머나먼 쏭바강』으로 문단에 화려하게데뷔한후 장편 『인간의 새벽』도 냈다. 시인으로는 신세무씨가 『전사자의 치솔』을 써 호평을 받았다.
월남전을 다룬 장편소설들은 이데올로기적 접근, 전쟁의 현장에 대한 리얼한 묘사, 전쟁 후유증, 전장과 사랑, 전쟁을 겪는 사회의 부패상을 드러내는것등 여러 시각에서 다루어지고 있다.
최근작인 안정효씨의 『전쟁과 도시』를 보면(안씨는 66∼68년까지 3년동안 월남에있으면서 많은 전투에 참여했고 그때마다 착실한 기록을 남겨 이 작품을 썼다)작전중 죽은 물소의 배상을 요구하고 또 전투를 구경거리로 삼는 월남인의 모습을 그림으로써 전화에 시달린 사람들의 슬픔을 표출하고 있다.
이 작품은 그러나 전쟁의후유증폭에 더 큰 비증이 주어지고 있다. 월남에서 귀국한 두 사람의 오랜만의 만남에서 부터 이야기는 눌러간다. 화자인 「나」는 전쟁으로 인해 불안·공포증에 빠져 지하실에서 잠자고 항상두려움에 떠는 옛 부하를 만나게 되고 그로 인해 전쟁의 상처가 되살아 난다.
그 자신도 사회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나」는 옛부하의 고통을 함께 고뇌하고 끝내는 「차라리 죽여달라」는 절규까지 듣게된다. 월남전의후유증이 미국에서는 심각한문제로 나타나 알래스카에는 미국사회에 적응하지못한 참전용사들의 집단거주지까지 생겼다. 「데니스·위버」의 역화 『귀향』에서는 전쟁의 후유증이 묘사되었었다.
황석영씨의 『무기의 그늘』은 월남인 한가족을 중심으로 하여 이데올로기·민족주의에 의한 갈등을 그리고 있다. 월남군장교인 형과 베트콩으로 변하는 동생-. 그사이에 여동생을 비롯한 여인들을 등장시켜 월남인들의 갈등을 드러냈다.
박영한씨의 『인간의 새벽』은 미국인·월남인·월맹인을 각각 주안공으로 삼아 그들이 보는 전쟁의 모습을 그려냈다. 『머나먼 쏭바강』은 전쟁속의 사람과 월남사회의부패상을 드러내었다.
소설가 이문구씨는 『월남전은 외국에서 일어난 전갱이며 안씨의 표현대로 「문을 열고 들어가니 전쟁터였고 문을 닫고 나오니 전혀 다른 평화로운 사회가 나타났다」고 하는 전쟁으로 우리에게는 별로 고통을 심각하게 다루어지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씨는 그러나 많은 젊음들이 그속에서 전쟁과 인간·이데올로기의 갈등등을 보았기때문에 우리문학의 또하나의 소재로 부각되었고 앞으로도 더 비중있는 작품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임재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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