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올림픽의 경영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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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88올림픽 광고판매가 부진하다는 얘기를 들으며 서울올림픽이 과연 제대로 「경영」되고 있는가하는 문제를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서울올림픽조직위(SLOOC)가 광고를 통해 조성하려는 기금은 5백47억원이나 현재 확정된 것은 1백61억원으로 겨우 30%달성에 그치고 있다. 아직 시간은 남았지만 「올림픽」이라는 인기종목을 감안하면 광고판촉이 부진한것은 사실이다.
행여 계획미비, 주먹구구식 행정, 실무자들의 근무자세등에 원인이 있는것은 아닌가 하는 노파심도든다.
서울올림픽은 누가 뭐래도 국가대사이고 우리가 이런 세계적인 대사를 무리없이 치를수 있느냐, 없느냐를 스스로 저울질해 보는 역사적계기도 된다. 올림픽을 치르는 것이아니고 「경영해야한다」는 얘기도 그래서 나온 말이다.
서울올림픽의 흑자여부를 판가름할 미국지역 텔리비전방영권료협상에서 예상외의 적은 액수로 타결된것은 그 관계자는 물론 국민들에게 적지않은 걱정을 안겨준 것이 사실이다.
이토록 불리하게 결말이 난 중계권료문제가 다시 본계약 체결을 앞두고 미국 NBC방송에 의해 갖가지 조건들이 제시되고 있어 그또한 마음에 걸린다.
매사가·이렇듯 어렵기만 하면 서울올림픽을 흑자로 치러야 한다는 당면목표가 과연 어떻게 되는것인지 걱정이 아닐수 없다.
지금부터라도 관계자들은 그야말로 민간기업의 경영자 정신으로 돌아가 전후좌우의 문제들을 단단히챙겨야 할것이다.
지나친 상업주의라는 일부 비난에도 불구하고 막대한 흑자대회로끝난 84로스엔젤레스올림픽은 우리의 모델로 삼을만하다는 것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올림픽은 어느나라의 경우나 막대한 비용이드는 행사이고 보면 마땅히 수지와경영이 있어야한다.
기업을 경영하는 방식그대로 유능한 책임자가 철두철미 내일처럼 책임을 지고 경영을 합리화해야한다. 판매촉진, 원가절감은 물론, 이를 철저히 감독하는 기능도 있어야한다.
최초의 상업올림픽으로 LA올림픽조직위가 「올림픽경영회사」성격을갖게되면서 유능한 경영인 「피터·위버로드」를 위원장으로 스카우트했던 미국은 과연 미국다왔다. 그는20년전 한 무명의 여행사를 종업원 1천5백명을 거느린 미국 두번째 규모의 여행사로 비약시킨 경영의 귀재였다.
그리고 16명의 부위원장도 경영·조세·외교·금융등 사계의 엘리트그룹으로 구성했다. 스포츠관계 인사나 왕년의 메달리스트·지방유지등은 자문이나 보조역을 맡은 이사회의 멤버들이었을 뿐이다.
이들은 올림픽을 무슨 노라리로알고 건성건성 해치우거나, 한가하게 세계일주여행이나 하는 식의 비경영적일은 하지않았다.
서울울림픽조직위 실무진들은 과연 어떻게 구성되었는지 모르겠다. 때가 늦기전에 다시한번 실무·능율·능력·경영위주로 재점검할 필요는 없을까.
사업의 성패는 우선 유능한 전문인력의 확보에 있다. 조직위가 과업과 기능및 책무를 수행할수 있는 능력집단·책임집단이어야 한다는 얘기다. 적당히 기금이나 축내려는 「식객」집단이어서는 안된다.
올림픽기금의 운용도 철저히 감독하고 절약해야 한다. 인력과다나 불필요한 해외출장의 남발에 의한 낭비는 없는지, 비용은 경제적으로 집행되고 있는지 감독되어야한다.
큰 일을 눈앞에두고 이런 고언을 서슴지않는것은 그것이 민족적대사이고, 국가위신이 걸린 세계적행사라는 점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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