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어떻게늘릴것인가 <상>업종따라 부침…주종품이 바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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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수출에 적색신호가 켜진지 오래다. 올해 목표했던 3백30억달러 달성은 근처에도 못 미치고 올해 수출실적은 지난해수준(2백92억달러)정도에 그칠 전망이다.
수출의 날을 계기로 우리의 수출, 무엇이 문제이고 입전망은 어떤지를 엮어본다.
올해수출은 규모나 내용면에서 모두 전에 없던 새로운 양상을 나타내고있다.
우선 규모면에서 절대위의 감소현상이다.
여태껏 아무리 형편이 어려웠어도 수출이 전년도에 비해 한푼이라도 늘었으면 늘었지 줄어든 일이 없었다.
연말까지 다소 무리를 무릅쓴다해도 3백억달러를 채울까 말까하다.
애당초 목표설정부터가 과욕이었다는것을 정부당국자도 솔직히 인정하고 있다.
해외경기의 침체를 비롯해 누가봐도 객관적인 수출여건은 나빠질게 뻔한데 목표는 오히려 터무니없이 높게 잡았었다.
더욱이 작년의 2백92억달러라는 실적자체가 금년몫까지 무리하계 앞당겨 실어냈던 결과이고보면 올해의수출부진은 당연한 귀결이라는 설명이다.

<무리한목표 세워 쿼터등 심한규제>
내용면에서 도업종에 따라 심한 부침현상을 보였다.
섬유를 비롯한 경공업제품의 하강커브가 계속되는 가운데 최근 급신장을 기록해왔던 전자체품수출이 금년들어 심한부진을 나타냈는가하면 자동차를 비롯한 기계류쪽이 예상외로 괜찮았던것등이 올해수출의 양상이다.
단기적인 현상이 아니라 앞으로의 수출주종자체가 계속적으로 바뀌어 나갈 전망이다.
그동안의 주종스출품목들은 금년들어 거의가 지리멸렬상태다.
조선을 비롯해 철강·컬러TV·타이어등이 그것이다.
70년대 이후 수출증대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왔던 조선의 경우 작년의 46억달러로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세계적인 선복량 과잉현상으로 조선수출은 갈수록 줄어들 수밖에없는 실정이고 국내조선업계는 당장 내년하반기부터 일감을 확보하는것이 시급한문제다.
선진국의 수입규제 또한 한몫을했다. 철강과 컬러TV가 대표적인 케이스.
금년부터 미국의 쿼터제가 실시되면서 철강의 수출실적은 작년의 27억4천만달러에서 1억달러가 줄어들 전망이다.
컬러TV는 미국덤핑판정의 후유증으로 재작년수준으로까지 뒷걸음질 치고있다.
타이어 역시 곳곳에서 노골적인 수입규제에 걸려들면서 감소현상을 나타냈고 시멘트는 중동국가들이 시멘트공장을 가동시키면서 국제가격을 떨어뜨리는 바람에 작년에 비해 15%이상 줄어들 전망이다.
수출의 엔진역할을 해왔던 주종품목들은 구조적인 불황으로 뻐져들었거나 신진국의 수입규제 또는 후발개도국의 추격등에 밀려 금년들어 현저한 퇴조현상을 드러낸 것이다.
내리막의 섬유를 조만간 대신해줄것으로 기대했던 전자쪽도 VTR등 일부품목을 빼고는 영 신통치않다.
그동안 수출에 큰 보탬이 된 컬러TV·흑백TV·라디오·전자레인지·냉장고등 가전제품쪽이 안 좋다.

<가전제품은 부진 지게차 전망밝아>
부품류로는 현지법인공장으로 나가는 브라운관수출이 재미를 봤을뿐 기대를 모았던 반도체는 가격폭락으로 인해 금년목표 16억5천만달러의 절반수준으로 만족해야 할 입장이다.
반면 처녀수출에서 2억달러대를 기대하 는VTR를 비롯해 10월말 현재85%의 신장률을 기록한 컴퓨터, 그밖에 자기테이프·트랜시버·전열기구등은 30%의 높은증가율을 나타냈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올해 수출의 새왕자는 자동차다.
작년의 3억6전만달러수출이 금년에는 배가 넘는 7억7천만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금년만 좋은게아니라 내년도 마찬가지로 전망이 밝다. 미국시장에 본격진출이 시작되는 내년에는 15억달러 이상을 기대하고있다.
지금추세라면 향후 4∼5년안에 조선수출의 공백을 메워줄수있을것으로 상고부는 기대하고 있다. 지게차도 올해 대표적인 히트상품의 하나다. 캐터필러가 설계와 판매를 책임지고 대우중공업이 생산한 지게차는 금년 처녀수출에 5천만달러를 기록할 전망이고 내년목표는 1억달러로 잡아놓고 있다.
삼성과 통일산업도 이같은 방식을 통한 지게차수출을 준비중이어서 주목을 끄는 품목이지만 정밀기계나 산업기계 모두 수출이 꾸준이 늘어가는 추세다. 특히 자동차부품의 수출은 미쳐 주문에 못대고있다.
국내에서 제조되른 내수용 또는 수출용자동차의 완제품생산에 우선 납품을 하다보면 부품자체의 수출에는 물량공급이 모자란다는 것이다.

<정밀·산업기계신장 거부품은 주문못대>
요컨대 우리의 수출구조가 금년들어서 과거 어느때보다도 급속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알수있다.
첫 번째 특징은 섬유류를 비롯해 일상적으로 계속해온 자금까지의 주종 수출품목은 선진국에 따라 제자리에서 오르락 내리락을 거듭하는 반면, 자동차를 등장하기 시작한 것이다.
전자쪽에서도 종전의 가전제품들이 물러나앉고 컴퓨터와 부품류등의 하이테크 제품들로 대체현상을 대내고 있음을 알수있다.
완구하나만 하더라도 헝겊으로 만드는 봉제완구는 동남아국가들에 완전히 붙잡힌 상태로 하루 빨리 작동완구쪽으로 옮겨가지 않을수 없는 형편이다.
결국 수출의 돌파구를 마련해주는 끊임없는 신기술·신상품의 개발없이는 종래와 같은 높은 수출증가를 기대할수 없음을 올해 수출이 확인시켜준 셈이다. <이장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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