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젱킨즈 법안」은 득보다 실이 많다.〃|미 야이터 통상대표, 〃반박의 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클레이튼· 야이터」 미 무역대표는 17일 미 의회가 추진 중인 젱킨즈, 더몬드 법안을 통박하는 내용의 글을 LA타임즈에 기고했다. 다음은 그 요약이다.
가난한 사람이 살 물건값을 올리고, 수출산업분야의 일자리를 잃게 하고, 국제적인 채무위기를 악화시키고, 미국과 개발도상국간의 관계를 악화시켜 무역전쟁을 시작하기를 원한다면 지금 미 의회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섬유보호법보다 더 좋은 것은 없을 것이다.
미 상하 양원은 각각 다른 형태로 통과한 젱킨즈, 더몬드 법안은 대부분의 섬유수출국으로부터의 수입물량을 줄임으로써 미국의 섬유산업을 외국과의 경쟁에서 보호하기 위해 마련됐다.
해고와 실업은 어디에서 발생하건 불행한 일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섬유 및 의류산업 분야가 이미 미국에서 가장 보호받고 있는 분야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
80년 이후 미국은 이 분야에서 4백만 건 이상의 쿼터를 외국과 협상하거나 부과했다. 게다가 섬유 및 의류부문의 관세율은 다른 모든 산업이 5% 미만인 것과 비교할 때 평균 22%나 된다.
불행하게도 젱킨즈, 더몬드 법안은 지지자들의 생각과는 달리 섬유류 업계 종사자들에게는 크게 도움이 되지 못한다. 상원의 설명대로 섬유류 수입규제는 현재 2백만 명 정도의 고용자를 갖고 있는 섬유류 업계에 1만6천 명 정도의 추가 고용효과를 기대할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대통령 경제자문위원회의 분석에 따르면 수입제한 조치는 미국이 연간 의류 및 섬유류에 50억 달러를 추가 지출해야 한다. 게다가 이러한 추가 부담은 값싼 의류의 소비자인 저소득층이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 문제다. 고소득층이 선호하는 유럽의 고급 패션의류는 이 법안의 대상이 아니다.
비록 이 법안이 고용창출 효과는 가져올지 모르나 미국 상품의 수입 제한 등 교역 상대국의 보복조치를 불러와 더 큰 손실을 보게 될 것이다.
미국은 이 법안의 대상이 되는 나라들에 5백30억 달러 어치 이상의 상품을 수출하고 있다. 품목별로는 옥수수와 밀이 50억 달러, 항공기 30억 달러, 담배류 7억5천만 달러 등이다. 이러한 분야의 상당한 고용이 직접적으로 타격을 받게 된다. 현실적으로는 수출에 의존하는 모든 분야의 고용이 영향을 받게 된다.
미국은 현재 다른 나라들이 미국 상품을 더 많이 구매하도록 설득하고 있다. 미국은 자기들의 시장을 다른 나라에 대해 개방해 놓았다는 이유로 다른 나라도 무역장벽을 철폐하라고 말한다.
그러나 미국 자신이 「새로운 장벽」 구축함으로써 신용을 잃을 수가 있으며 특히 이 법안은 다자간 섬유협정이나 5개국과의 섬유관계 협정을 파기하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의 최상의 우방을 포함한 개발도상국들은 이 법안에 의해 치명적인 타격을 받게 된다. 이 법안은 또한 이들의 국가경제를 파탄시킬 수 있고 반미 감정을 유발시켜 미국의 외교정책에 막대한 피해를 줄 수도 있다.
또 섬유 수출국은 대부분 채무국이기 때문에 미국이 경제를 잠식해버린 나라들에 대한 차관의 회수도 어렵게 할 것이다.
「레이건」 대통령은 미국의 무역적자를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이 외국 상품을 막는 것이 아니라 미국 상품을 많이 수출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미국 상품의 수출이 어려운 주요 원인은 달러화의 강세로서 이는 미국 상품을 경쟁국의 제품보다 비싸게 하고있다.
「레이건」대통령은 이미 한국·일본·브라질 및 유럽 공동체를 포함한 불공정통상대상국들의 행동에 반대하는 입장을 보여왔다.
이 같은 입장은 불공정한 무역보호주의는 미국 안에서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배척되어야한다는 「레이건」 대통령의 생각을 보여준 것이다.
의회는 이제 젱킨즈 법안을「레이건」 대통령에게 이송했다.
그러나 미국 국민은 현명한 식견을 가지고 있다. 그들은 겡킨즈 법안이 일시적인 처방에 지나지 않고 장기적으로 볼 때 미국에 대해 오히려 해로운 것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왜냐하면 보호무역주의가 과거에 한번도 미국 국민의 호응을 받은 적이 없었고 현재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즈=본사특약】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