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10대「어른을 위한 쇼」시도 바람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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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방송의 주요 기능 중의 하나로 그 오락기능을 들 수 있다. 시청자들은 드라마를 보면서 그 주인공이 되어 보기도 하고, 코미디를 통해 웃음 얻고, 쇼를 통해 즐거움을 느낀다. 따라서 프로개편 때마다 들먹이는 오락프로그램의 변화에 관심을 갖게 마련이다.
두 TV방송의 이번 추동개편에도 오락, 특히 쇼프로에 대한 작은 변화가 있었다.
KBS 제1TV가 월요일 밤에 『KBS가요무대』를 신설했고, 제2TV의 『가요톱10』에는 전통가요 코너를 따로 마련했다. MBC-TV도 기존의 『쇼2000』과 『목요일에 만납시다』를 합친 대형버라이어티쇼 『토요일, 토요일은 즐거워』를 9일 밤 개편 3주만에야 선보였다.
KBS의 『가요무대』신설과 『가요톱10』의 변화 시도는 종전의 10대 취향적인 것에서 벗어나 장년층 시청자들의 기호를 고려, 트로트가요도 소개한다는 점에서 일단 바람직한 현상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교양프로 강화를 내세우면서도 새로운 쇼프로를 만든 것은 고려해볼 만한 문제다. 10대를 겨냥한 『젊음의 행진』이야 어쩔 수 없더라도 기존의 『l00분쇼』(1TV)와 심야의『나이트쇼』(2TV)의 내용을 바꿨더라면 더욱 좋았을 것이다.
4일 밤 새 『가요무대』는 트로트가요 소개라는 것 외에는 그 내용이나 진행이 별로 나아진 게 없었다. 6일 밤의 『가요톱10』도 전통가요코너를 만든다면서 전체 프로방영시간의 10분의1인 5분 동안 전통가요의 의의만 설명하는데 그치고 말았다.
한편 MBC-TV의 「토요일…』는 기존의 두 쇼프로를 하나로 줄였다는 면에서 높이 살만하나 전체적인 내용이나 구성이 산만하고 정적이어서 쇼프로다운 흥을 주지 못했다.
시청자들은 밝고 건강한 웃음과 함께 감동을 주는 오락프로그램을 기대한다. <양재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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