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시 80년"…여류시인 대표작 집대성|여류문학인회, 『…101인 시선집』 내놓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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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한국신시 80년의 기간 중 여류시인들의 대표작을 함께 묶은『역대 한국여류 101인 시선집』이 한국여류문학인회(회장 홍윤숙)엮음으로 나왔다.
김명정·김오남·김일섭·나혜석·노천명·백국희·오신혜·이숭자·이영도·장정심·주수원씨 등 작고시인과 모광숙·김남조·홍윤숙씨를 비롯한 90여명의 여류시작품을 모은 이 책은 초창기 여류시의 선구적 업적과 현대여류시의 다양한 조류가 빚어내는 시사적 가치와 의미를 담고있다.
한국근대시사를 개관할 때 대체로 초기의 여류시는 간과되어 왔다. 홍씨는 『그것은 작품자체의 질적 차원에 문제가 있기도 하지만 보다 작품외적인 문제, 즉 여성의 사회적 지위와 교육에 대한 봉건적 폐쇄성 때문에 극소수의 여류시인들이 소극적 활동을 해왔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홍씨는 그러나 초창기 여류시인들은 그 시절 이미 자유주의정신과 여성해방·남녀평등의 집단적 의식을 강력히 표현하고 있었으며 그 정신은 오늘날까지도 여류시의 밑바닥에 중요한 원천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여류시인 허영자씨는 나혜석의 『노라』에는 1920년대 개화한 신여성의 의식과 보수적 사회인습에 대한 과감한 저항과 투쟁이 보였다고 지적했다.
허씨는 모윤숙씨의 「장강에 도도히 흐르는 물살처럼 출렁이는 정열과 낭만을 보여준 시문」, 노천명의 단시 등은 뛰어난 것 이였으며 김남조·홍윤숙씨 등이 해방이후 민족상잔의 비극적 상황과 폐허의 모습을 드러내는 역할을 했다고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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