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강세로 수입 책값 등 올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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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엔화 환율이 9월말 이후 크게 뛰면서 일본에서 수입해 파는 책값이 뛰고 일본관광여비가 오르는 등 엔화 강세의 영향이 국내에도 나타나고 있다. 최근 들어 일본으로부터 주문과 상담도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또 일본에서 많이 사다 쓰고 있는 전기·전자 부품등도 엔화강세에 따른 수입가 상승으로 국내 제품가에 인상압박을 미치고 있다.
엔화 환율은 29일 현재 4백18원77전(l백엔 당)으로 작년 말(3백30원57전)에 비해 26.7%, 선진 5개국에서 달러화 약세 엔화 강세정책을 합의하기 하루전인 지난 9월 21일 (3백73원46전)에 비해서도 12.1%나 뛰어올랐다.
이처럼 엔화환율이 급등함에 따라 우리나라 공산품수입의 60%이상을 차지하는 일본상품의 수입단가가 약10%가량 뛰어오를 것으로 추산되고 이에 따라 전체물가에 상승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있다.
최근들어 실제로 국내판매가를 높인 곳도 있다.
일본수입서적의 경우 9월초까지만해도 수입상들이 일반서점에 넘길 때(도매) 엔화표시 정가의 3.3∼3.5배를 받던 것을 이달들어 정가의 4배로 올린데 이어 다시 4.2배정도로 올려받올 계획이다.
이에따라 서점(소매)등은 종래 정가의 4.5∼5.0배를 받던 것을 요즘은 5.5∼6배까지 받는 등 값이 크게 뛰고있다.
이처럼 값이 급등함에 따라 아직은 값변동이 없는 정기구독잡지등을 제외하고는 일본서적수입량이 대폭 줄었다는 것이 서적수입상들의 이야기다.
또 일본관광여비도 10∼15%씩 올랐다.
종래 7박8일에 80만∼90만원씩하던 경비를 이달들어 90만∼1백만원씩 받고있고 60만원안팎씩 받던 5박6일 관광도 8만∼10만원씩을 올려받고 있다.
한편 부품의 상당부분을 대일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전자·전기업계도 대부분 장기계약으로 거래를 하고 있어 수입을 계속하고는 있으나 제품가에 상당한 인상압박을 받고 있다.
엔貨로 대금을 결제할 경우 환율이 오른 폭만큼 원화의 추가부담이 생기는데 전자업계는 현재의 엔화강세가 계속될 경우 적어도 5%이상의 원가상승압박을 받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또 제품생산을 위해 수입이 불가피한 부품은 계속 들여오더라도 그다지 급하지 않은 기계류의 경우는 계약을 연기하면서 추세를 보겠다는 기업이 많다.
수입선 자체를 일본에서 구미등으로 전환하거나 이 기회에 아예 국산화를 서두르겠다는 업체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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