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것이 우수 상품|이런 것은 불량 제품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우수 상품과 불량 상품 전시회가 거의 동시에 두 곳에서 열려 관심을 끈다. 신세계백화점 본점 리빙관 4층 이벤트 홀에서 개최되는 「우수 상품 전시회」(29∼11월 3일)와 롯데 쇼핑센터 7층 행사장에서 열리는 「제3회 소비자 주간 전시회」(30∼11월 4일)가 바로 그것.
신세계백화점이 공업진흥청의 후원을 얻어 마련한 우수 상품전에는 운동 용구에서 생활 용구에 이르는 60여종의 상품이 수입 상품과 비교 전시됐다.
우수 상품으로는 한일·에스콰이어의 테니스 라켓을 비롯, 후지카·대원전기의 전기 밥솥, 일보산업·클리포드의 타넥이, 유닉스·우림정밀의 전기 면도기 및 드라이어, 로얄의 손톱깎이, 동은금속의 주방용 칼, 경일상사의 연필깎이, 한천화학의 수채화 물감, 나소의 테니스 공 등이 선정됐다.
이들 품목은 항간에 우수하다고 알려진 각 외국 상품들과 품질을 비교 분석한 결과 조금도 손색이 없거나 오히려 우수한 것으로 밝혀진 것들.
즉 테니스 라켓은 미국 도네이사 제품보다 반발력이 뛰어나고, 전기 밥솥은 코끼리표로 유명한 일본 상인사제품과 뚜껑 재질이나 밥의 상태·보온 상태가 같은 것으로 판명됐다.
넥타이 역시 니나리치 제품에 비해 심지의 기모 상태가 양호하며, 전기 면도기는 일본 세이꼬 제품에 비해 소음이 약간 크고 내구성은 뒤지지만 수염이 깎이는 성능이나 안전성에서는 동일한 수준임을 보여주었다. 한편 드라이어는 국산이 소음도 작고 기체 표면 온도도 낮아 보다 우수한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트림사 제품의 손톱깎이는 도금·두께는 균일하나 녹이 스는 단점이 있어 국산에 뒤졌으며, 쌍동이표로 유명한 독일 조링겐사의 주방용 칼은 절삭성(자르기)·경도(단단함) 시험에서 동은금속 제품에 뒤졌다.
미국 자이언트사 연필깎이는 깍는 데 힘이 덜 들고 오래 쓸 수 있으나 경일상사 제품은 떨어뜨려도 몸체가 깨지지 않는 장점을 보였다. 수채화 물감은 일본 사꾸라 제품과 동일한 품질 수준을 보였으며 테니스 공은 미국 월슨사 제품에 비해 무게·반발 높이·내부 압력 등이 모두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소비자 보호 단체 협의회가 주관한 「소비자…전」에는 지난 2년간 소비자 고발을 통해 접수된 눈금이 틀리게 표시된 실험 용기, 가짜 랑콤 화장품, 정어리를 꽁치로 위조한 통조림, 공기 마개가 빠진 불량 매트형 튜브, 세탁 표시가 잘못된 의류, 벌레든 과자, 쥐가 든 젓갈 등과 공개 수거된 불량 메리야스와 석유 레인지, 그리고 폭발한 수입 압력솥 등 50여 점이 전시된다.
이번 전시회의 특징은 환경 공해 코너를 별도로 마련한 것. 약품을 뿌려 재배한 콩나물과 그렇지 않은 콩나물을 비교 전시함으로써 약품을 사용한 것은 상대적으로 통통하고 예쁘다는 것을 증명, 경각심을 일깨워 준다.
이번 「소비자…전」에는 가짜 꿀·소금기·당도를 측정하는 간이 실험 코너가 함께 마련돼 즉석에서 가짜를 구별할 수도 있다.<홍은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