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RD사무차장 「세레나·한」여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이번 IBRD·IMF 서울총회가 폐막되는 순간까지 누구보다도 마음을 졸인 한국인이 있었다. 세계은행 사무차장인 「세레나·한·클라크」여사-. 오늘의 서울총회를 있게 한 막후인물이다.
『지난 80년쯤이었어요. 필리핀도 했는데 한국이라고 못할 이유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읍니다. 마침 85년이 아시아지역에서 총회를 개최할 순서길래 이듬해 한국정부에 운을 떼어 결실을 보게된 것이지요』
지난 59년에 평직원으로 입행, 지금의 사무차장자리를 11년째 맡아 세계은행의 일반행정을 비롯해 이사회 주주총회의 의사진행을 총괄해 왔다.
-서울총회 개최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었읍니까.
『사실 준비과정에서는 불안스럽게 느껴진 일도 적지 않았읍니다. 세계은행에서도 다소 못미더워하는 분위기도 있었구요. 그러나 막상 총회가 진행되자 그러한 기우는 싹 가셨읍니다. 모든 일이 조직적으로 착착 돌아가자 그들도 놀랄 수 밖에요.』
-우리 수준을 너무 저평가 했었던 게군요.
『그래요. 어쨌든 빈말이 아니라 이번 서울대회 준비와 진행에 대해 참석자 모두가 높은 반응을 보였읍니다. 총회역사상 가장 훌륭한 사례로 기록될 것입니다.』
-그러나 너무 대우를 잘해줘서 생기는 역효과는 없을는지요. 우리를 선진국 취급해도 곤란한 것 아닙니까.
『노코멘트-.』
-참석자들이 서울총회를 계기로 한국경제에 대한 인상이 어떻던가요.
『한국의 우수한 인력자원에 대해 새로운 인식을 갖게 됐다는 말을 많이 들었읍니다.
다른 나라에서는 풍부한 부존 자원에도 불구하고 사람이 없어 걱정인데 반해 한국은 전혀 다르다는 것이지요.』
-서울총회의 성과는.
『MIGA(투자보증기구)의 설립을 서울협정이라는 이름으로 매듭지은 것이지요. 반대하는 나라도 있어 이를 설득시키느라 애도 많이 먹었어요』
54년 이화여고를 졸업한 후 서울대문리대 불문학과를 다니다 미국의 세인트루이스대에 유학, 경제학을 전공했다. <이장규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