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금 크게 오른 미대학|「유학생 천국」은 옛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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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미국의 대학등록금이 계속 오름에 따라 외국유학생들의 증가가 눈에 띄게 주춤해졌다. 최근 4년 동안 미국내 물가는 비교적 안정세를 보여왔으나 대학등록금은 매년 소비자물가상승률 보다 2배 이상 올랐다. 지난 25년 동안을 따져봐도 소비자물가는 3배정도 오른 반면 명문대학 등록금은 2천달러에서 1만달러로 5배나 올랐다.
이바람에 외국유학생은 최근들어 총34만명선에서 별다른 증가를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정도 수준이나마 유지하는 것은 전적으로 미국유학열이 대단한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의 학부모덕택이라고 봐야한다. 만약 이들이 아니라면 엄청난 감소를 나타냈을 것이다.
아시아의 유학생비중은 작년의 경우 전체 유학생의 39%를 차지하고 있으며 유학생숫자는 전년에 비해 또다시 10%가 늘어났다. 아시아유학생이 단연 1위이고 그다음으로 중동 남미 아프리카의 순서로 되어있다.
유럽지역의 유학생증가율은 1%에도 못미친다. 유럽통화에 대한 달러의 강세현상으로 등록금부담이 크게 늘어난 것이 첫번째 원인이다. 예컨대 영국학생이 하버드대의 경영대학원에 다닐 경우 지난 75년에는 1년치 등록금 3천8백달러에 해당하는 1천8백24파운드가 들었었으나 금년에는 1만7백50달러의 등록금을 내기 위해 7천7백25파운드의 학자금을 마련해야할 형편이다. 반면에 런던대학의 등록금은 5천달러 밖에 안된다.
이같은 미국대학의 등록금은 아시아 지역의 대학들에 비하면 한층 더 비싸다. 싱가포르 국립대학은 5백달러, 대만대학은 2백50달러도 채 안된다. 그렇다고 해서 아시아지역 국가들이 전부 돈으로 유학생활비를 보조해 주는 것도 아니다. 오로지 자식들을 미국에 유학시키기 위해 하루25시간씩 일을 하는 부모들의 교육열로 충당되는 것이다.
아무리 힘이 들더라도 미국유학에서 학위를 따내는 것이 아직도 출세의 지름길로 여기기 때문이다. 한국의 경우 24명의 장관중 8명이 미국에서 공부했다는 사실이 이같은 현상을 단적으로 설명해주는 예다.
그러나 아시아지역에서도 일본만은 예외다. 그들의 출세코스는 미국대학에 유학하는 것이 아니라 일본내의 몇몇 명문대학을 나오는 것이다. 그들은 미국에 유학을 해도 기술이나 경영을 배우려는 것보다는 영어공부나 하려는 폭이 더 많다.
일본정부내의 미국유학파각료를 찾아봐도 하버드대에서 중국어를 공부했던「가또」(가등굉일)방위청장관 단1명밖에 없다. 그들은 일제카메라와 자동차의 품질을 신뢰하는 것처럼 교육도 그들의 것이 최고라고 믿고있는 것이다.<포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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