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잠을 깊이 못잔다|유계준 <연세대의대 정신과교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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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사람은 하루중 3분의 1은 잠을 잔다.사람의 평균수명을 75년으로 계산할때 25년을잠을 자면서 보내는 셈이다. 그런데도 잠은 항상 모자란듯 느껴지고 많은 사람들이 불면증때문에 시달리고있는것은 무슨 이유일까.
실제로 정신과를 찾는 환자의 3분의 2가량이 다른증상과 함께 불면증을 호소하고있다. 잠만 못자는 것이아니라 꿈때문에 시달린다. 그꿈은 불쾌하고 불안하며 괴롭고 쫓기는 내용의 악몽이대부분이다.
수면연구에 의하면 수면을4단계로 나누어 1, 2단계를 가벼운 잠, 3, 4단계를깊은잠으로 친다. 한잠을 잤다는 것은 이 4단계를 두루거치는 것을 뜻하며 하룻밤대개 4∼5회의 한잠을 자게되며 첫잠은 대개 한시간반에서 두시간정도로 쉽게 깊은 잠까지 이르고 새벽으로 갈수록 시간이 짧아지고 가벼운 잠이 되어 새벽잠은 잤다깼다 하게된다.
수면이 1단계로 접어들때 눈알을 빨리 굴리면서 잠을자는 순간이 있는데 이때 꿈을 꾼다고 한다. 첫잠은 깊은잠에 빠지게되므로 꿈을 꾸고도 기억에 잘 남지않으나 새벽잠의 꿈은 쉽게 기억되기 때문에 사람들은 새벽잠의 꿈내용만 알뿐이다.
하룻밤에 8시간을 잔다고치면 2할인 한시간반이 꿈꾸고 자는 시간으로 알려져있다.
불면증은 세가지 유형으로나눈다.첫잠째는 첫을 이룰수없는 경우인데 이것은 생체리듬의 변화, 즉 잠자는 시간과 잠자리의 변화와 관계있으며 그외 불안·우울등의심리적 요인이 원인이 된다.
둘째는 짧은 수면시간으로 한잠을 자고난뒤 다음잠과 연결이 안될 경우인데 몸이 불편할때, 심리적 원인등으로 생긴다.세째는 깊은 잠을 잘수없는 꿈에 쫓기고 잠을 자도 잔것같지않은 수면으로 대부분 심리적 원인에 의해서생긴다.
사람의 생체리듬은 한잠의시간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사람이 한자리에 한시간반이상 앉아 있으면 몸이 뒤틀린다.영화의 러닝 타임도그렇고, 회의도중 커피 마시는 시간도 그래서 생긴것이다.하루종일 사무실에서 일하는사람은 그때마다 기지개도 하고 가벼운 몸운동을 하는 것이 피곤감을 없애는데 매우좋다.
아침마다 곤히 자는 남편이나 아이들을 깨우는 주부들은 그들이 가장 얇은 잠을자는순간인 몸을 뒤척이는 순간에 깨우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깊은 잠에 빠졌을때 깨우면 정신차리는 시간이 가장 길며 피곤감을 더느끼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불면증은 심리적요인이 원인이므로 치료에는 마음의 평정이 첫째가 된다.만성불면증은 잠을 못잔다,또는 못자면 어떻게하나 하는강박적 사고가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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