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투자 촉진책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기업의 체칠을 강화하는 시설투자의 중요성은 새삼 강조할필요조차 없다.
정부가 기업의 투자의욕을 부추기고 나아가 경기를 근원에서 진작시키기 위해시설투자촉진책을 마련한다는것은 모처럼 성의있는 계획으로 평가된다.
정부는 기업의 자금사정을 감안해 내년부터 시설분야의 지원자금을 대폭적으로 늘리고 세액공제까지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시설이 얼마나 중요하며, 또 그결과가 어떻다는것은 미국과 일본의 경험을 통해불수 있었다. 우선 2차에 걸친 오일쇼크이래불황기를 체질강화기로 삼아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까지 시설개체를 이룩한 일본이 좋은예다.
그 결과는 80년대에 접어들어 그대로 나타나 간단히 서독을 누르고 「세계제2의 경제대국」으로 올라섰다.
일본이 연간 5백여억달러의 흑자를 기록하며 그들의 상품이 국제시장에서 경쟁력을 갖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한마티로 최신 최고의 시설과 최신의 공법, 그리고 최고의 품질관리가 낳은 결과다.
우리는 이같은 시각에서 미국의 경우도 주목해 볼만하다.
전체산업으로 비교해 볼때 지난 74년 7.26년인 미국기업의 설비연령 이지난 10년사이에 5.42년으로 일본보다 0.25년이나 앞서게 되었다. 비로소 미국은 일본상품과의 경쟁력을 갖게 되었다. 미국 「빅 드리」(3대 자동거메이커)중의 하나인 GM사가 81년이래 3년간 무려 2백억달러를, 그리고 lBM사가 83년까지 5년간 1백10억달러나 투자했음을 상기해를매 일제자동차와 컴퓨터의미국상륙도 언젠가 한계에 이를것이다.
반대의 경우지만 일본의 신일본제철은 꾸준한 시설개체를 통해 제철의 왕국이었던 미국의 US스틸을 능가할수있게 되었다.
이같은 시설의 중요성은 멀리 미국이나 일본의 경우를 살필 필요조차 없이 우리나라 포항제철을 통해서도 큰 교훈을 남긴다.
소위 철강왕국이라는 미국과 일본까지 그 제품을 수출하고 있는 포항제철은 무엇보다도 후발기업의장점을 살려 최신의 시설을 갖출수 있었다.
다시말해 US스틸과신일본제철의 가동율이 60%에 불과할때 포한제철의 그것은 1백%에 이른다.
생산성의 향상에 따라 제품가격이 인하되고, 마침내 국제시장에서까지 경쟁체질을 갖출수 있게된것이다.
오늘과 같은 세계경제상황에서 우리 기업이 살아남을수 있는 길은 최신·최고의 시설과 최신의 공법, 그리고 최고의 품질관리(QC)를 도입하는것밖에 없다.
앞으로는 기업의 체질을 다지고, 밖으로는 국제경쟁력을 강화시킬수 있는 유일한 처방인 것이다.
뒤늦게나마 시설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한 정부의 투자촉진책이 더실효성을 갖기위해서는 금리의 문제까지도 고려되어야 한다.
시설개체를 위한 자금지원만은 금리를 낮추어주는 차등금리를 적용하는것도 좋은 방책일 것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