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문공장관의 경주연설<요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문인 예술가중에는 자신을 일부 투쟁인사들의 구호처럼 권력의 억압과 착취를 받아서 헐벗고 굶주리는 민중과 동일시하여 반정부·반체제운동에 정신적으로, 또는 문화예술적으로 지원·동조하는 사람들도 없는 것이 아닌 것 같다.
다시말해서 오늘날 일부문화예술 내용은 예술을 위해서가 아니라 투쟁의 도구로까지 쓰이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예술인이 무엇을 추구하며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하는 문제는 누구보다도 예술인들자신이 잘 알고 있는 문제일 것이다.
다만 본인은 문화예술에 관여하는 정부측 책임자로서 이 문제에 대한 본인의 소견을 말하고자 한다.
예술은 국민의 생활감정과 시대정신을 표현하는 창작활동이다.
문제는 생활감정의 어느 부분, 시대정신의 어떠한 측면을 대표적인 사상과 감정으로 표현하느냐 하는 것이다.
이것은 또 현재 우리가 살고있는 시대가 어떠한 시대인가 하는 시대성격의 인식과 결부된다.
문예진흥선언의 첫마디에 「우리는 민족중흥의 역사적전환기에 처하여 새로운 문화창조의 사명을 절감한다」로 되어있다.
현재가 민족중흥의 시대이며 역사적 전환기란 것은 외세로부터 벗어난 우리들의 주권적인 현대적 민족국가를 선진화하며 분단된 조국을 평화적으로 통일하는 과업을 수행하는 것을 뜻하는 것이다.
그러나 극소수이기는 하지만 예술 문화인중에는 우리나라 사회현실에 대하여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부수적이고 우발적인 현상을 마치 대표적인 현실처럼 간주하거나 사실 그 자체까지도 왜곡·조작하여 그것을 예술이라는 도구로써 형상화하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있다고 듣고있다.
한국사회체제는 다원사회·개방사회·자율사회체제이기 때문에 자유로운 예술활동이 허용되며, 그러기 때문에 예술창작활동의 막강한 영향력과 파급력·파괴력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 까지도 예술가 스스로의 판단에 전적으로 맡기고 있다.
이러한 예술창작활동의 자유를 이용하여 북한공산주의에 유익하고 한국정부와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약화 또는 파괴하는 것은 양식있고 책임있는 예술인의 자세가 아니다.
오늘의 문화는 정치에의 종속, 투쟁에의 종속으로부터 벗어나 순수한 민족의 문화, 국민의 문화로서 발전되고 승화되어야 한다.
예술은 각기 자기 분야별로 예술의 위치에서, 역사의 위치에서, 민족의 위치에서, 그리고 시대의 위치에서 꼭 있어야 할 모습으로 정립돼야 한다.

<왜곡된 민중문화인식 우려|예총, 4개항결의>
한편, 예총대표자들은 이날 ▲민중문화에 대한 고조된 관심과 왜곡된 인식을 깊이 우려하며 운동개념으로서의 민중문화를 예술본령으로서의 의미로 정착시키는데 앞장선다 ▲민족통합의 총체적인 힘은 문화예술에 근간을 두고 있음을 우리는 인식한다 ▲문화예술정책입안과 그 시행은 민간예술단체의 적극적 참여하에 이뤄져야 한다 ▲각종 예술행사에 대한 지원금을 확대실시하고 그 지원방법은 예총으로 일원화해야한다 등 4개항의 결의문을 채택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