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던물건을 사고팝니다."|모유먹이기 운동협회서 아동용품 바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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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하루가 다르게 쑥쑥 자라는 아기나 어린이들의 옷은 한철만 입어도 금세 작아지기 십상이지만 가격은 만만치 않은편. 따라서 자녀들이 입던 옷을 새것 20%쯤의 가격으로 사고 파는 알뜰바자는 잠시 입히자고 새옷을 사기엔 너무 비싸다는 주부들과 얼마 안 입어서 아직 멀정한 옷을 없애기가 아깝다는 주부들에게 상당한 인기를 모으고 있다.
l8일 하오 서울 용산구 한남동 외인주택단지내의 교회에서는 모난먹이기운동을 펼치는 세계적기구인 LLL(La Leache League) 의 서울지역 모임 어머니들이 입던 옷가지뿐 아니라 쓰던 장난감·그림책·유모차등을 사고 팔며 육아에 대한 이야기로 꽃을 피웠다.
T셔츠는 5백원 안팎이고 웬만한 옷가지는 1, 2천원정도에 거래되므로 값에 대한 시비도 좀처럼 벌어지지 않는다. 오히려 『겨우 그만큼만 받아도 괜찮으냐』는 이야기가 오갈 정도.
『이런 바자는 쓰던 물건들을 사고 파는 어머니들에게 도움이 될 뿐더러 LLL모임의 활동기금까지 마련할 수 있어 매우 유용합니다. 각자 물건 판값의 15%를 LLL기금으로 내놓거든요』이 모임의 「콜린·그로트키」회장은 이렇게 자랑한다. 또 여기서 팔리지 않은 물건들은 한데 모아 고아원에 보낸다니 일석사조인셈.
미국이나 유럽 각국에서는 거의 주말마다 동네별로 쓰던 물건들을 사고파는 바자가 열려 많은 사람들이 이런 기회를 활용하며 교회들도 이같은 바자를 통해 자선활동기금을 모으는 예가 흔하다.
LLL이 해마다 네차례씩 여는 이 바자에는 회원들이 그동안 깨끗하게 빨거나 씻어서 모아둔 옷가지와 유아 및 어린이용품 외에도 임신복·수유복등 주부들이 특정기간에만 잠시 입게되는 옷들이 함께 선보인다. 매달 둘째 목요일의 LLL모임에는 한국에 와 있는 외국부인들이 대부분인 회원들끼리 모유의 장점과 그밖의 육아방법들에 대해 배우며 경험을 나누지만 이런 바자에는 회원의 친구나 친척들도 참가토록해서 간접적으로 「엄마젖이 최고」임을 보다 널리 알리는 기회가 되도록한다.
지난해부터 이 바자를 이용했다는 유영란씨 (31·서울영등포구여의도동광장아파트)는 『헌옷을 사고판다는게 어쩐지 매우 어색했는데 막상 이용해 보니 뭐든 알뜰살뜰히 활용한다는 뿌듯한 느낌』이라고 말한다. <김경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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