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데스더병원에 「임시백악관」|세계가 주시한 레이건 장종양 제거수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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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워싱턴 외신종합=본사특약】「레이건」대통령이 대수술을 받게 됐다고 백악관이 발표하자 전세계 언론들은 모두 1면 머리기사로 일제히 보도했으며 세계각국의 국가원수들이 조속한 쾌유를 비는 전문을 보내왔다.
소련관영 타스통신은 「레이건」대통령이 성공리에 수술을 받았다고 14일 논평없이 보도했다.
쿠바의 프레스나 라티나통신은 「레이건」대통령이 지난해 6월 종양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11월의 대통령선거때문에 수술을 연기했다고 주장했다.
이밖에 유럽·아시아·중남미 등 전세계 언론들은 「레이건」대통령의 수술경과를 상세히 보도했다.
○…「레이건」대통령은 13일 상오 11시15분 휠체어를 타고 수술실에 입장.
수술실 입구까지 손을 잡고 들어 갔던 「낸시」여사가 『사랑해요』라고 말하자 「레이건」대통령도 『사랑하오』라고 대답.
○…「레이건」은 수술에 들어가기 전 「도널드·리건」백악관비서실장 등이 지켜보는 가운데 「부시」부통령에게 권한을 잠정위임하는 문서에 서명한 뒤 근심어린 표정의 「낸시」여사에게 문서를 내보이며 『내가 이 문서에 서명을 하긴 했지만 당신은 여전히 나의 퍼스트 레이디』라고 조크.
○…「레이건」대통령은 12일 받은 결장조직검사에 대해 의사들에게 가벼운 불평. 그는 수술담당의들에게 『어제했던 일은 생각하지 말고 이번에는 쉽게 끝내야 해요』라고 강조.
○…「낸시」여사는 멀리 떠나있는 자녀들에게 차례로 전화를 걸어 경과를 알리느라 분주.
캘리포니아에 있는 아들「론」군과 딸 「패티」양은 워싱턴으로 돌아가는게 어떻겠냐고 물어왔으나 「낸시」여사는 경과를 계속 알려줄테니 올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고.
○…「올러」박사를 비롯한 집도의들은 대통령이 고령에도 불구하고 용태가 좋아 이번 수술을 받고나서도 원기왕성한 정상인의 생활을 그대로 해나갈수 있으리라고 말하면서 빠르면 다음달 14일 여름휴가때 캘리포니아목장에서 승마를 즐기는 것도 어렵지 않을 것 같다고 낙관.
○…「레이건」의 대수술로 백악관이 베데스더까지 16㎞나 이사하는 돌발사태가 빚어지는동안 백악관은 시종일관 혹시 모를 불안을 가라앉히고 위기조짐을 억지하는데 만전을 기하려는 눈치.

<병실에 풍경화걸어>
○…14일 상오 「레이건」을 다시 찾아온 「낸시」여사는 「레이건」 대통령의 오랜 친구였던 「존 웨인」의 대형초상화와 가족사진, 그리고 캘리포니아의 풍경화 등을 가져와 병실에 걸기도.

<"희극물 읽고 싶다">
○…회복실에서의 「레이건」은 희극물을 읽고 싶다며 일요판 신문을 요구, 만화와 서부극소설 등을 읽기도.
수술후 첫번째로 「레이건」을 방문한 사람은 「도널드·리건」백악관비서실장. 「리건」은 10분동안 내년 연방예산적자 5백억달러 삭감문제 등과 국가안보회의문제 등을 이 자리서 보고.
○…「레이건」대통령이 결장 종양제거수술을 받은 베데스더 해군병원의 3층 특실은 「레이건」대통령이 입원해 있는 동안 백악관의 집무실역할을 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가 되어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의 보좌관들은 베데스더병원에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설치하고 각종 통신시설을 갖추는 한편 백악관 출입기자들을 위해 병원강당을 기자회견장으로 바꾸었다.
베데스더 병원주변에 대한 경계도 한층 강화, 「레이건」대통령이 당분간 집무실로 이용할 베데스더병원 3층의 입원실은 2개의 침대가 갖춰진 1개의 대형침실과 거실회의실, 그리고 참모진을 위한 2개의 침실, 2개의 치료실 및 1개의 부엌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레이건」대통령은 지난 저녁 3월30일 저격을 받았을 때에는 백악관근처의 조지워싱턴대학병원에 입원, 치료를 받으며 집무했었다.
○…13일 「레이건」대통령의 결장내 혹제거수술을 집도한 베데스더 병원의 「올러」대령은 현재 이 병원 일반외과과장으로 혈관외과를 전공한 고도로 숙련된 전문의다.
「레이건」대통령이 지난 81년 「존·힝클리」에게 저격당했을 당시 그의 생명을 구했던 조지 워싱턴대의과대학 출신인 「올러」대령은 이번 수술에서 2명의 암전문의와 「허튼」 백악관부주치의를 포함한 수술팀을 총 지휘했다.
○…「올러」대령이 이끄는 수술팀은 「리·스미드」조지타운대교수, 「존·허튼」백악관부주치의, 암전문가「에밀·고시」, 해군외과의 1명, 「스탠리·로젠버그」국립보건원 종양학전문가등 6명으로 구성돼 있다.

<레이건형도 수술경험>
○…「레이건」 대통령의 형 「닐·레이건」씨(76)도 몇주전 결장의 악성종양제거수술을 받은바 있어 「레이건」의 종양이 유전적인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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