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남북관계 군사회담 제안에 조속히 응하라" 국방위 공개서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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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국방위원회가 20일 오후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남북군사회담 개최 제안에 조속히 화답하라고 공개 서한을 통해 남측 정부에 촉구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6~9일 진행된 7차 노동당 대회에서 사업총화(결산) 보고를 통해 남북 군사회담 개최의 필요성을 언급했었다. 이에 대해 정부는 11일 통일부 정준희 대변인의 정례브리핑을 통해 “구체적 사항은 제의가 들어온다면 그때 가서 판단해봐야하겠지만 현재로서는 진정성 없는 선전 공세라고 판단한다”고 말한 바 있다. 북한이 20일 이에 대해 김정은이 여전히 ‘제1위원장’을 맡고 있는 국방위원회의 공개 서한 형식으로 재차 군사회담을 압박하고 나선 것이다.

북한 국방위는 서한에서 세 가지 요구를 내걸고 “남조선 당국은 조선반도에서의 군사적 긴장 상태를 완화하고 북남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제기되는 모든 문제를 풀어나가기 위한 쌍방 군부 대화를 조속히 개최하자는 우리의 제안에 적극 호응해 나와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어 자신들의 군사회담 제안은 “나라의 평화와 민족의 안전을 위한 최상 최대의 현실적 방책”이라며 “남조선 당국은 우리의 진정어린 호소를 음미해보지도 않은 채 무작정 거부하는 온당치 못한 처사로 온겨레를 실망케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의 서한은 이어서 “북남 관계에 조성된 현 파국 상태를 대화와 협상으로 극복해나가기 위해서“라고 주장하며 대북심리전 방송과 전단살포 중지 등을 요구했다.

정부는 20일 오후 7시30분 현재 공식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그러나 “당 대회 이후 비핵화 등에 대한 조치가 없는 상황에서 진정성 있는 제안이라 보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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