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권력 완전 세습|당·군부·모든 기관 장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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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북경 AFP=연합】 북한 김일성의 아들 김정일(42)은 사실상 권력을 완전 세습, 『현재 북한을 이끌어가고 있다』고 민주 캄보디아연정지도자 「시아누크」가 9일 말했다.
그는 이날 북경에서 김정일의 역할을 묻는 중공언론인들의 질문에 대해 이같이 답변하고 『김정일은 당과 군부는 물론 기타 모든 기관을 관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김일성은 점점 노쇠해가고 있으며 자신의 아들에게 대권을 물려주길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아누크」는 김일성과 오랫동안 친분을 맺어온 관계로 북한의 권력구조상황을 정확히 알 수 있는 독특한 위치에 있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평양에서 3개월간 머무른 후 북경에 온 그는 김정일이 『좀 이해할 수 없는 인물』이라고 표현했다.
김정일은 하와이산 열대과일이나 캘리포니아산 오린지 등을 선사하는 등 자신에게 정중한 예의를 갖춰왔다고 밝힌 「시아누크」는 그러나 지난 79년 이후 그를 만나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시아누크」는 김일성 부자의 대외정책과 관련, 그들 모두는 소련보다는 『중공 측에 더 가까운 것 같은 인상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북한전역에는 김정일의 사진과 중공지도자들의 사진이 함께 걸려 있다』고 말한 그는 『아마도 중공 측이 김정일을 새 후계자로 인정한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김일성은 소련이나 중공가운데 어느 쪽을 더 좋아하는지 전혀 내색을 하지 않는 등 『매우 간교한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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